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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골프]"이젠 나뭇잎도 마음놓고 치우세요"

  • 2018.08.10(금) 14:35

내년부터 불합리한 골프규칙 일부 개선
벙커 규칙 완화하고 플레이 속도도 높여
청원 많은 디보트 룰 개정은 채택 안돼

# 지난해 10월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임다비 LPGA 말레이시아 대회 2라운드 17번홀 상황. 당시 선두권을 달리던 김세영은 벙커 샷을 준비하던 도중 작은 풀잎을 발견했다. 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그 잎사귀를 주워서 바람에 날려 보냈다. 동반자였던 브리타니 린시컴이 제동을 걸었고, 김세영은 2벌타를 받아야 했다.

# 인천에서 사업을 하는 50대 이병복(가명) 씨는 최근 라운드 도중 황당한 일로 얼굴을 붉혀야 했다. 동반자가 어프로치 샷을 하는 도중 동시에 두 번의 볼 터치가 이뤄진 걸 목격했고, 이를 지적했다. 하지만 동반자는 '고의가 아니기 때문에 벌타는 아니다'라며 불쾌해했다.

 


위 두 사례에 적용된 벌타는 모두 옳은 규칙이다. 단 올해가 마지막이다. 내년부터는 두 사례 모두 벌타가 주어지지 않는다.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실골프협회(R&A)는 2019년 1월 1일부터 새로운 규칙을 마련했다. 골퍼의 고의가 아닌 불가피한 일에 대한 억울함을 방지하고, 플레이 속도를 높여 박진감 있는 경기를 보여주겠다는 것이 이번 규칙 변경의 핵심이다.

김세영의 사례는 골프장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현재의 규정은 벙커에서 과자봉지, 골프볼 케이스, 종이컵, 담배꽁초 등 인공장애물은 샷을 하기 전에 얼마든지 치울 수 있다. 하지만 루스 임페디먼트(돌, 나뭇잎, 나뭇가지 등 자연 장애물)를 움직이면 라이 개선 위반으로 2벌타를 받게 된다. 고의가 아니기 때문에 골퍼 입장에서는 다소 황당한 규칙이었다. 따라서 이 규칙에 대한 무벌타 개정은 골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벙커에서 개선된 규칙은 또 있다. 손이나 클럽으로 모래를 접촉해도 상관없다. 다만 샷을 하기 전 클럽을 지면에 접촉할 수는 없다. 벙커 탈출이 어렵다고 여겨지면 언플레이어블 볼 선언을 할 수 있다. 이때 벙커 내에서만 드롭이 가능했는데 내년부터는 2벌타를 받고 벙커 밖에서 플레이 할 수 있다.

한 번의 샷으로 볼을 두 번 이상 친 경우의 억울함도 사라진다. 내년부터 고의가 아닌 단순히 볼을 치기 위한 행동으로 판단, 한 번의 스트로크를 한 것으로 간주한다. 그렇다고 남발해선 안 된다. 일부러 두 번 이상 치게 되면 골프 매너를 의심받아 '블랙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

내년부터는 볼을 분실했거나 OB가 난 경우는 2벌타를 받고 드롭(페어웨이 구역 포함)하는 로컬 룰을 적용할 수 있다. 이미 한국 골프장에서는 널리 적용된 규칙으로 경기 속도를 높이려는 방안이다. 하지만 이 로컬 룰은 프로 또는 엘리트 경기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경기 속도를 높이기 위한 규칙은 또 있다. 볼을 찾는 시간을 종전 5분에서 3분으로 단축했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스트로크하는데 40초가 넘지 않게 권장한다. 많은 이들이 늑장 골프에 불만이 많은 만큼 자기 차례가 되면 빨리빨리 플레이하도록 해 박진감을 높이자는 취지이다.

이밖에 그린 위에서 또는 볼을 찾을 때 우연히 볼이 움직인 경우 더는 벌타가 없다. 그린에서 퍼터를 떠난 볼이 홀에 꽂혀 있는 깃대를 맞춘 경우도 벌타가 주어지지 않는다. 스파이크 자국과 신발에 의한 그린 훼손 등 기타 손상도 수리할 수 있다. 또한 퍼트 라인을 접촉해도 벌타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다만 많은 사람이 청원한 디보트(클럽에 의해 패인 잔디) 조항은 채택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볼이 디보트에 빠져 꺼내놓고 칠 경우 2벌타를 받는다.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처사다. 따라서 프로 선수 등 많은 이들이 개선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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