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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정용진의 꿈…하남 물류센터 '난항'

  • 2018.09.10(월) 14:43

하남 물류센터 '무산 위기'…주민반대 극심
온라인 확대 차질…'대체지 물색' 이야기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마트 하남 물류센터가 난관에 봉착했다.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부지를 매입하고도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애초 신세계는 하남 물류센터를 시작으로 미국의 아마존과 같은 '최첨단 온라인 센터'를 만들어 대대적으로 온라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대체 부지 물색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신세계 내부에서도 최대한 하남 주민들을 설득하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부지 변경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의 큰 그림이 시작부터 어그러지고 있는 셈이다.

◇ 왜 반대하나

하남 지역 주민들이 신세계의 하남 물류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물류센터'라는 인식 때문이다.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은 대부분 수도권 인근에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과 접근성이 좋은 데다 물품을 대량으로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더불어 서울 물류센터와 비교해 비용이 적게 들면서 더 많은 저장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대부분 물류센터는 고속도로 근처 등 수도권에서도 상대적으로 외진 곳에 있다. 물품을 옮기고 배송하기 위해서는 대형 화물트럭의 이동이 잦다. 외진 곳이라야 이동에 따른 교통 체증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배송 속도가 생명인 유통업체에 교통이 편리하고 저장 공간이 넓은 물류센터는 필수적이다.
 
▲ 신세계가 추진 중인 이마트 하남 물류센터 건설은 지역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현재 진행이 중단된 상태다. 지역 주민들은 청와대에 물류센터 건립 반대를 위한 국민청원도 진행했다. (사진=청와대 게시판 캡처).

반면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는 물류센터가 인접해있다는 것이 달갑지 않다. 우선 대형 트럭이 오가게 되면 교통 혼잡이 우려된다. 이에 따른 안전 문제도 대두된다. 대형 트럭의 출입에 따른 분진 발생도 주민들이 물류센터 건설을 반대하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다. 이와 함께 물류센터가 건설되면 주변 집값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주민들의 생각이다.

지난달 하남시는 신세계그룹과 '이마트 물류센터 철회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등을 불러 간담회를 열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비대위 측은 신세계의 물류센터 건설 계획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비대위는 기존 신세계의 물류센터들이 주택단지와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을 들었다. 반면 하남 물류센터는 아파트단지와 가깝다. 신세계가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주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 신세계 "하남은 온라인 허브"

반면 신세계의 입장은 다르다. 신세계가 하남에 지을 물류센터는 단순한 물류센터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현재 신세계는 온라인 사업 강화를 그룹의 핵심전략으로 삼고 있다. 그 중심에는 신세계의 온라인 통합 플랫폼인 SSG.com이 자리하고 있다. 하남 물류센터는 SSG.com의 본사가 되리라는 것이 신세계의 설명이다. 즉 하남 물류센터를 신세계 온라인 사업의 '허브(Hub)'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온라인 사업 육성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 1월 글로벌 투자운용사들로부터 약 1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한 것도 온라인 사업 육성을 위해서다. 정 부회장은 하남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신세계의 온라인 사업을 제2의 아마존처럼 키우고 싶어 한다. 하남 물류센터는 정 부회장의 이런 생각을 실현할 첫 단추다.

▲ 경기도 용인시 기흥에 위치한 이마트 물류센터 모습.


신세계가 구상하고 있는 하남 물류센터는 미국의 아마존 본사처럼 첨단 IT 시설을 갖춘 건물이다. 물류기능은 그중 일부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주민들이 염려하는 것처럼 단순한 창고 기능만 갖춘 건물이 아니다. 신세계 온라인 사업의 허브로 지역 주민들과 함께 발전하는 랜드마크이자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주민들의 지적사항에 대해서도 나름의 대책을 내놨다. 우선 교통혼잡을 줄이기 위해 하루 900여 대의 트럭만 운행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는 이마트의 하루 평균 점포당 차량 방문 대수의 약 5분의 1수준이다. 여기에 하남 물류센터를 운행하는 트럭은 대형 트럭이 아닌 대부분 1톤 트럭으로 운행키로 했다. 운행도로도 지하로 만들어 교통체증 유발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 하남시민들 선택이 관건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 입장은 확고하다. 이마트 물류센터가 들어오려는 지역 자체가 이미 상습 정체구역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인근 황산사거리와 상일 IC 등은 교통혼잡이 극심한 지역이다. 안그래도 교통대란으로 골머리를 앓는 지역에 하루 900여 대의 트럭이 오간다면 교통체증이 더하면 더했지 완화되진 읺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주민들의 반대가 완강하자 하남시 등은 난감한 상태다. 일단 "지역 주민들의 찬성 없이 공사 강행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세계의 사업 추진을 용인했다가는 이후 후폭풍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반면 신세계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를 지역에 유치하고 이후 유입될 각종 세수 등을 고려하면 마냥 주민들의 선택을 기다릴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 이마트 하남 물류센터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그룹의 온라인 사업 확대를 위한 시작점이다. 하지만 시작부터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사진=이명근 기자/qwe123@)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키(Key)는 하남 시민들이 쥐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유통업의 특성상 소비자들의 반발을 무시했다가는 이후 더욱 큰 부메랑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신세계는 속이 탈 수밖에 없다. 하남 물류센터 건설을 시작으로 온라인 사업 확장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려 했던 계획이 틀어질 수도 있어서다. 신세계가 주춤한 사이 롯데 등 경쟁사들은 이미 온라인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하남 물류센터 건설 지연 탓에 내부적으로 무척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여타 물류센터를 건설할 때보다 주민들의 반발이 훨씬 강하고 조직적이라는 평가다. 내부적으로 이미 다른 부지를 알아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들었다. 하남 시민들의 선택을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는 것이 신세계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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