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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쏙쏙]뉴스투뿔-위스키인듯 아닌듯

  • 2018.09.12(수) 16:16



경제뉴스의 핵심 키워드를 뽑아내 더 쉽게, 더 재밌게 설명해드리는 '뉴스투뿔' 김춘동입니다.

오늘은 위스키 얘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국내 위스키 시장은 최근 몇 년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술자리 자체가 줄어든 데다 순하고 부드러운 맛을 선호하는 쪽으로 음주 트렌드도 바뀌고 있는 탓입니다. 

그러다 보니 40도가 넘는 정통 위스키는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그나마 도수가 낮은 저도 위스키가 전반적인 위스키 시장의 불황을 뚫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 와중에 주로 소주와 맥주를 만들던 하이트진로가 위스키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알코올 도수가 33도인 더클래스 시리즈 2종을 선보이면서 저도주 위스키 경쟁에 가세한 건데요. 이 과정에서 위스키를 위스키라고 부르지 못하는 실수가 있었다고 합니다. 

비즈니스워치 정재웅 기자가 12일 쓴 '하이트진로, 홍길동이 된 사연' 기사를 보면 하이트진로는 더클래스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국내 위스키 최저 도수를 강조했는데요. 

알고 보니 알코올 도수가 더 낮은 위스키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롯데주류가 지난 2016년 출시한 블랙조커 시리즈의 알코올 도수는 25도와 30도였는데요. 그렇다면 하이트진로가 거짓말을 한 것일까요. 그건 아니라고 합니다. 

하이트진로의 더클래스 시리즈는 현재 시판 중인 국내 위스키 중 최저도 위스키가 맞다고 하는데요. 롯데주류의 블랙조커 시리즈는 국내 위스키 분류상 위스키가 아니라 기타주류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다소 복잡한 위스키 분류법이 등장합니다. 보통 양주하면 위스키, 위스키하면 스카치 위스키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스카치 위스키는 반드시 스코틀랜드산 위스키 원액을 포함해야 하고, 도수도 40도를 넘어야 한다고 합니다. 국내 위스키 역시 대부분 스코틀랜드에서 원액을 수입해 첨가물을 섞거나 아니면 현지에서 첨가물을 섞은 완제품으로 수입해 판매합니다. 

국내 위스키 기준도 따로 있는데요. 주세법에 따르면 위스키 원액에 첨가물을 섞는 과정에서 당분과 조미료, 향료 등 5가지 이내로 첨가물을 사용하면 위스키, 그 외 첨가물이 더 들어가면 기타주류로 분류합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하이트진로의 더클래스 시리즈는 스카치 위스키는 아니지만 위스키는 맞고, 롯데주류의 블랙조커 시리즈는 스카치 위스키도, 위스키도 아닌 기타주류에 해당합니다. 그러니까 더클래스 시리즈는 하이트진로의 말대로 국내 최저도 위스키가 맞습니다. 

국내법상 위스키건 기타주류건 세금과 유통 측면에선 큰 차이가 없다고 하는데요. 다만 제품을 홍보할 때는 반드시 위스키인지, 기타주류인지를 밝혀야 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하이트진로가 실수를 한 건데요. 수입 등록 과정에서 위스키가 아닌 기타주류로 분류한 겁니다. 국내 위스키 분류 기준을 헷갈리면서 빚어진 해프닝인데요. 하이트진로는 다음 선적분이 도착하는 올해 연말쯤에나 기타주류가 아닌 위스키로 제대로 등록해 판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별일이 아닙니다. 위스키건 기타주류건 똑같이 위스키일 뿐인데요. 다만 국내 최저도 위스키를 마케팅 키워드로 내세운 하이트진로로선 다소 난감한 상황이 된 겁니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을 내세워 국내 소주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반면 맥주시장에선 오비맥주에 밀려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발포주에 이어 위스키 시장에도 새롭게 도전장을 던진 건데요. 이 과정에서 조급함이 컸던 것 같습니다. 

하이트진로는 필라이트는 내세워 발포주 시장에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는데요. 과연 위스키 시장에서도 이번 실수를 반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춘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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