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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롯데, 다음 수순은 '금융'

  • 2018.10.15(월) 15:59

내년 10월까지 금융 계열사 지분 정리해야
다양한 시나리오 거론…지분매각에 힘실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약 8개월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신 회장은 복귀하자마자 지주사 중심 체제를 강화했습니다. 그룹의 주요 수익원이던 롯데케미칼 등 유화부문을 롯데지주 밑에 뒀습니다. 생각보다 신속한 개편에 업계에서도 내심 놀라는 분위기입니다.

롯데와 신 회장 입장에서는 지난 8개월여간의 공백을 이른 시일 내에 메우려는 의지가 강할 겁니다. 신 회장이 자리를 지키지 못한 기간 동안 롯데는 투자는 물론 각종 굵직한 사업들이 모두 일시정지 상태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신 회장의 신속한 조치의 이면에는 이런 조급한 심정도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롯데그룹의 지주사 중심 경영체제 강화는 이미 예고됐던 일이기도 합니다. 지난 2015년 신 회장이 경영쇄신안을 발표하면서 지주사 전환을 공표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작년에 본격적으로 실현했습니다. 롯데는 지주사 전환과 동시에 얽히고설킨 순환출자구조 해소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과거와 비교해 상당부분 간결한 지배구조를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남아있는 숙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유화부문의 지주사 편입과 금융계열사 지분 정리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호텔롯데 상장이라는 큰 산도 넘어야 합니다.

 

롯데케미칼 등 유화부문의 지주사 편입은 신 회장과 롯데가 그린 지주사 중심 경영체제 확립의 일환입니다. 아마 신 회장이 구속 수감되지 않았다면 더 일찍 진행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신 회장이 자리를 비우면서 본의 아니게 시기가 늦춰졌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그걸 이번에 한 겁니다.


이제 다음 수순은 금융 계열사 지분 정리입니다. 롯데가 금융계열사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이유는 공정거래법 때문입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습니다. 현재 롯데지주는 롯데그룹 내 금융계열사들의 지분을 상당부분 보유하고 있습니다.

롯데그룹의 대표적인 금융 계열사인 롯데카드의 경우 롯데지주가 93.78%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입니다. 롯데캐피탈은 롯데지주가 25.64%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꽤 많은 지분입니다. 금액으로는 약 2조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이를 내년 10월까지 정리하는 것이 롯데의 당면 과제입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롯데가 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 언제 정리할지가 관심입니다.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현재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지분 매각입니다. 일각에서는 호텔롯데가 이들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호텔롯데가 롯데지주의 울타리 밖에 있어서입니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호텔롯데 상장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호텔롯데의 금융 계열사 지분 인수 시나리오는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호텔롯데를 상장한 후 롯데지주와 합병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호텔롯데는 롯데 계열사 지분을 상당부분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롯데지주가 호텔롯데와 합병한다면 여러모로 롯데지주에 이득입니다. 지주사로서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음은 물론 신주발행과 구주매출 등을 통해 신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롯데의 금융 계열사 지분 매각 시나리오가 힘을 받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롯데는 현재 금융 계열사 지분 매각을 위한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정거래법상 금융 계열사 보유 지분 해소는 물론 최근 롯데지주가 롯데케미칼 지분 매입 등에 사용한 차입금 상환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업계에서는 롯데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 계열사 지분을 매각할 경우 유화부문 매입에 사용한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롯데지주는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롯데지주 고위 관계자는 "지주사 중심의 경영체제 개편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방향이고, 금융 계열사 지분 해소 문제도 오래전부터 고민해오던 부분"이라면서 "현재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에 대해선 여러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롯데 입장에서는 밖으로 언급하기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업계에서는 롯데의 금융 계열사 지분 매각 움직임이 수면 위로 드러날 경우 관심이 있는 곳이 꽤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롯데카드의 경우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10.8%로 업계 5위에 올라섰습니다. 롯데카드는 롯데 유통 계열사가 보유한 방대한 양의 고객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롯데가 롯데카드를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하지만 매각이 가장 유력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여러 대형 금융사들이 롯데카드가 매물로 나올지 여부에 관심을 갖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어서입니다. 더불어 롯데캐피탈 지분도 매각 대상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명근 기자/qwe123@)

롯데의 금융 계열사 지분 매각 시나리오에 힘이 실리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애초 업계에서는 롯데가 금융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롯데케미칼 지분을 매입할 것으로 내다봤었습니다. 하지만 신 회장은 그 반대 방향으로 갔습니다. 단기차입을 통해 롯데케미칼 지분을 매입하는 정면돌파 방식을 택한 겁니다. 따라서 금융 계열사 지분은 매각을 통해 단기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물론 롯데가 금융 계열사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금융 계열사 지분은 반드시 정리해야 합니다. 또 롯데케미칼 지분 매입을 위해 '단기 차입금'이라는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지분 매각 시나리오와 톱니바퀴가 맞춰져 가는 분위기입니다. 업계 관계자도 "롯데지주가 케미칼을 품으면서 금융 계열사 지분 처리와 관련된 경우의 수가 줄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신 회장 복귀 이후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한 롯데는 빠른 속도로 현안들을 처리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케미칼을 품으면서 이제야 제대로 지주사 체제를 갖춘 만큼 다음 수순은 '발등의 불'인 금융계열사 지분 정리가 될 겁니다. 이후 화룡점정은 호텔롯데 상장이 되겠지요. 이 모든 프로세스가 신 회장과 롯데그룹이 준비하고 있는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호텔롯데 상장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주요 사업인 면세사업의 업황 부진으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기다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관심은 롯데가 금융 계열사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로 쏠릴 겁니다. 롯데는 과연 예상대로 이들 지분을 매각할까요? 아니면 다른 방법을 택할까요? 신 회장과 롯데의 선택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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