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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vs LG생건…'럭셔리'에 울고 웃다

  • 2018.11.02(금) 14:33

아모레, 중저가 브랜드 침체로 실적 악화 가속
LG생활건강, 럭셔리 브랜드 내세워 '승승장구'


국내 화장품 업계 라이벌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중국시장에 불고 있는 '럭셔리 화장품' 바람에 웃고 울었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브랜드 '후'가 대박을 터트리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후'는 올해 국내 단일 화장품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매출이 2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덕분에 LG생활건강은 올해 내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국내 럭셔리 화장품의 원조 격인 설화수가 '왕좌'를 뺏긴 데다 중저가 브랜드들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급기야 3분기엔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뒷걸음질했다.

◇ LG생활건강, '후' 업고 연간 영업이익 1조 기대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1조73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늘었다. 영업이익은 9.8% 증가한 2775억원, 당기순이익은 10.4% 늘어난 207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까지 8000억을 웃돌면서 연간으론 1조원 돌파가 유력시된다. 

LG생활건강의 호실적은 '럭셔리 화장품'이 이끌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후'를 비롯해 '숨'과 '오휘' 등 럭셔리 화장품 매출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2조 1789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보다 30.2% 증가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점차 높아지면서 럭셔리 브랜드를 선호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는 덕분으로 분석된다.

특히 '후'의 경우 국내 브랜드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후'는 국내 럭셔리 브랜드 원조 격인 설화수나 다른 해외 고급 브랜드보다 더 높은 가격대로 고급 이미지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국내 단일 화장품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올해 2조원대 매출도 기대되고 있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 4540억원을 기록했다.

 

▲ LG생활건강이 럭셔리 브랜드 '후'를 통해 창덕궁에서 궁중문화캠페인을 하고 있다. (사진=LG생활건강 제공)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후'가 중국 현지에선 40% 후반, 면세점에선 60%가 넘는 전년 대비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 내 럭셔리 화장품 수요가 견조함을 다시 한번 확인해줬다"고 강조했다.

LG생활건강은 음료사업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3분기 음료 사업 매출은 39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었고, 영업이익은 508억원으로 11.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2.9%로 0.8%포인트 올랐다.

 

◇ 아모레퍼시픽, 중저가 브랜드 타격…"전면 구조조정 필요"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경우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들어 실적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 늘어난 1조 462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6% 감소한 847억원, 당기순이익은 47.4% 줄어든 538억원에 그쳤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 역시 매출은 1조 2784억원으로 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65억원으로 24%나 줄면서 아쉬운 실적을 내놨다.

시장에선 아모레퍼시픽의 이번 실적을 '어닝쇼크'로 규정하고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려 잡았다. 지금까지 실적뿐만 아니라 전망도 어둡다는 얘기다.

우선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브랜드인 설화수의 경우 연간 매출이 1조원 수준으로 여전히 탄탄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후'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 큰 고민은 아모레퍼시픽의 대표적인 대중(매스) 브랜드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등이 고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니스프리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 감소한 146억원에 그쳤고, 에뛰드의 경우 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손실 폭이 더 커졌다. 이들 브랜드는 국내외에서 모두 고전하고 있는 데다 브랜드 노후화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니스프리는 전반적인 브랜드 노후화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에뛰드 역시 브랜드 아이덴티티부터 시작해 타깃 연령층, 제품, 유통채널, 마케팅 방식까지 전면 구조조정의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아직 아모레퍼시픽이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에 따라 최근 혁신 방안을 내놨다. 조직 개편과 해외 시장 개척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구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특히 국내 화장품 조직을 '브랜드 마케팅'과 '영업'으로 분리했다. 브랜드 경쟁력을 더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라네즈와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중저가 브랜드를 인도, 필리핀, 중국 3~4성급 도시에 선보이는 등 해외사업 확대에도 더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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