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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바뀐 유통]上백화점·대형마트는 변신중

  • 2018.12.07(금) 09:28

매장 공식 깨고, 체험 공간 늘리고…패러다임 전환
본격화하는 몸집 줄이기…비효율 점포 잇따라 철수

유통업계의 판이 바뀌고 있다. 그동안 시장을 주름잡던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쇠락의 길로 들어서는 걸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존 매장을 폐점하거나 대대적으로 손보며 변신 중이다. 그러나 이미 모기업들은 온라인으로 눈을 돌렸다. 급성장하는 온라인 쇼핑시장에 조 단위의 투자금이 몰리면서 '전(錢)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주도권을 잡으려는 기 싸움도 치열하다. 최근 눈에 띄게 요동치고 있는 국내 유통 시장의 현황을 짚어본다. [편집자]


'1층엔 무조건 화장품이다? 백화점 매장 고정관념을 깨고 혁신에 도전.'

롯데백화점이 최근 안산점 신관 리뉴얼 소식을 알린 문구다. 백화점은 통상 1층에 매출이 높은 화장품 매장을 들여놓고 2층부터 의류 상품군을 배치한다. 안산점은 이 공식을 깨고 1층을 '라이프스타일' 컨셉으로 꾸몄다는 내용이다.

요즘 국내 백화점 업계에선 이런 식의 '변신'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상권에 맞춰 기존 층별 매장 배치의 틀을 바꾸거나 한 층을 아예 놀이 공간으로 꾸미는 식이다. 대형마트 역시 점포 내에 게임 등을 할 수 있는 체험형 가전양판점을 넣거나 매장 구성을 쇼핑몰처럼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돈을 잘 못 버는 점포를 매각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잘 되는' 점포는 체질 개선에 나서고, '안 되는' 점포는 자리를 빼는 '구조조정'이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다. 목 좋은 곳에 점포를 내기만 하면 사람들로 북적였던 때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 매장을 '놀이터'로…백화점·대형마트의 변신

백화점의 변신은 갈수록 과감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안산점은 물론 6일 오픈한 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 역시 기존 매장과는 확연히 다르다. 점포 곳곳에 실내 서핑장이나 어린이와 반려동물을 위한 놀이터 등을 만들었다. 롯데백화점은 이 매장을 '자연을 담은 쇼핑 놀이터'라고 소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최근 강남역 인근에 4층 규모의 국내 최대 가상현실(VR) 테마파크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백화점 업체가 느닷없이 강남대로에 테마파크를 오픈하는 게 이상할 수 있지만 현대백화점은 이 VR 기기들을 오프라인 점포에도 들여놓을 계획이다. 모객 효과를 노리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자사 화장품 편집숍인 '시코르'를 1층이 아닌 4~5층 등에 배치하는 흐름도 이와 맞닿아 있다. 의류 매장들이 들어선 층에 화장품 매장과 커피숍 등을 들여놔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 현대백화점그룹이 서울 강남역 인근에 오픈한 VR스테이션 강남점.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마트나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역시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고객들이 체험하며 머물 수 있도록 전자제품 판매점인 '일렉트로 마트'를 기존 매장에 넣거나 쇼핑몰 느낌이 나도록 의류 매장을 배치하는 등 다양한 리뉴얼을 시도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식재료를 구입해 요리까지 하는 '그로서란트' 매장 등을 도입하며 변신을 꾀하고 있고, 홈플러스 역시 창고형 할인점 방식을 접목한 '홈플러스 스폐셜' 매장을 늘리고 있다.

◇ 폐점 줄줄이…사업 확대보다는 '효율성'에 주력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다양한 변신은 기존 시스템으로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당장 물건을 사는 쇼핑객을 끌어들이기보다는 일단 사람부터 모아보자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실제 두 업종의 하락세는 뚜렷하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지난 2014년까지만 해도 국내 유통업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가져갔다. 그러나 올해 들어선 이 비중이 40%까지 줄었다. 빠진 매출은 오프라인 매장 중 유일하게 성장하는 편의점이나 온라인 시장으로 뺏기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실적이 떨어지고, 어쩔 수 없이 '점포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백화점 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은 공식적으로 3개점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고, 대형마트 10개점과 슈퍼 36개점 등의 구조조정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엔 젊은 층을 타깃으로 만들었던 '미니백화점' 엘큐브 5개 매장 중 홍대점과 부산 광복점을 철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마트도 지난해부터 울산 학성점과 대구 시지점, 인천 부평점 등 '비효율' 점포들을 줄줄이 정리하며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홈플러스 역시 동김해점과 부천중동점을 폐점했다.

증권가에선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몸집 줄이기를 오히려 반기고 있다. 사업을 키우기보다는 축소하는 게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오프라인 유통시장이 구조적인 하락세에 접어든 현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의 국내 백화점 부문 수익성은 매출 신장보다 자체적인 효율성을 높여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총 57개 점포 중 2020년까지 누계로 10개 전후의 점포가 폐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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