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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셋]신약 기술수출③이젠 더 큰 그림을

  • 2019.01.14(월) 16:38

기술수출도 좋지만 글로벌 신약 독자 개발 역량 필요
M&A 등 오픈 이노베이션 대안…해외선 이미 '전쟁중'

당신이 궁금한 이슈를 핀셋처럼 콕 집어 설명해드립니다. 이번 주제는 최근 제약업계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기술수출 이야기입니다. 국내 제약산업의 최대 목표는 글로벌 신약 개발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국내 제약업계가 신약 연구개발 도중에 기술수출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속사정을 자세히 살펴보려 합니다. [편집자]

글로벌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꼽히는 애브비의 '휴미라'는 2017년 글로벌 매출이 184억달러(한화 약 20조5600억원)에 달했는데요. 그해 애브비 전체 매출이 277억달러(약 30조9400억원)였으니까 무려 66%를 '휴미라'가 책임진 겁니다.

 

휴미라는 류마티스관절염 등 국내에서 총 15개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질환을 위한 혁신적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똘똘한 신약 하나만 있어도 글로벌 제약사 하나를 충분히 먹여 살릴 수 있는 거죠.

 

 

문제는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려면 막대한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스위스 제약기업인 로슈에 따르면 신약 1개를 개발하는 데 평균 10억스위스프랑(약 1조1300억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국내 제약사 매출 1위인 유한양행의 2017년 매출이 1조4622억원, 순이익은 1612억원이었죠. 성공 가능성조차 불투명한 1개의 신약 후보물질 연구를 위해 7년치 순이익을 모조리 쏟아부어야 한다는 겁니다.

 

특정 후보물질의 성공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제약사들은 20~30여 개의 파이프라인을 동시다발적으로 가지고 갈 수밖에 없는데요. 국내 제약사의 덩치론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거죠. 그래서 연구개발 도중 거대 자금력을 가진 글로벌 제약사에 유망한 후보물질의 기술을 수출하고 있는 겁니다.

 

글로벌 제약시장 전문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가 집계한 2017년 글로벌 제약사 실적에서 1위를 차지한 화이자의 매출은 476억달러(한화 약 53조1454억원)였습니다. 유한양행의 무려 50배에 달하는 규모죠.

 

하지만 국내 제약사들도 계속 기술수출에 머물 수만은 없습니다. 글로벌 신약의 고부가가치를 확실하게 누리려면 독자적으로 글로벌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정도로 덩치를 키우거나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건데요.

 

오픈 이노베이션은 그 대안 중 하나로 꼽힙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글로벌 제약사들의 인수합병(M&A)입니다.

 

해외에선 이미 M&A 전쟁이 치열합니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3곳이 대규모 M&A 소식을 발표했는데요.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지난 3일 미국의 세엘진을 인수했는데 그 규모가 740억달러(약 83조원)에 달해 업계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일라이릴리도 지난 7일 표적항암제 전문 제약사인 록소온콜로지를 80억달러(약 9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다케다는 지난 8일자로 희귀질환 치료제 전문 제약사인 샤이어를 460억파운드(약 65조원)에 인수하는 절차를 마쳤죠. 

 

초대형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경우 소비자헬스케어 부문을 합병해 조인트벤처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올해 하반기까지 설립을 마무리하고 제약 부문의 연구개발 투자를 더 확대할 계획입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M&A를 통해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는 동시에 덩치를 계속 키우고 있는 겁니다.

 

▲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해 2015년 한올바이오파마를 인수한 대웅제약. (사진제공: 대웅제약)

 

드물지만 국내에서도 M&A 사례가 있습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5년 한올바이오파마의 지분 30%를 약 1046억원에 인수하면서 자회사로 편입했는데요. 당시 대웅제약은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는 있었지만 파이프라인이 약했고, 한올바이오파마는 기술력과 파이프라인은 보유하고 있지만 연구개발 자금이 부족했습니다.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를 인수한 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안구건조증 바이오 신약 등의 기술수출을 일궈내면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한국콜마 역시 자회사인 CKM를 통해 지난해 4월 CJ헬스케어의 지분 100%를 무려 1조31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인수 효과는 아직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데요. 지난해 CJ헬스케어가 국산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정(성분명 테고프라잔)'을 내놓는 등 올해부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CJ헬스케어의 2017년 매출은 5208억원, 한국콜마는8216억원 수준인데요.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제약업계 '매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2014년엔 한독이 관절염 치료제 '케토톱'과 소화제 '훼스탈'을 보유하고 있던 태평양제약을 인수했는데요. 일반의약품 영역을 강화하고 매출 규모를 확대하려는 목적이 컸습니다. 신약 연구개발을 위한 M&A는 아니었지만 지난해부터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 케토톱을 수출하는 등 매출 확대에 확실하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 연구개발을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의지는 계속 커지고 있지만 M&A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만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인수 기업의 파이프라인과 비전에 대한 확신이 필요한 만큼 서두르지 말고 중장기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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