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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신세계 승계 화두 '광주신세계'

  • 2019.02.07(목) 17:23

정용진 부회장의 승계위한 실탄 역할 예상
신세계 매각 시 이익상충…자진상폐 주장도

어떤 기업이든 승계작업은 무척 중요합니다. 특히 오너기업일 경우 더욱더 그렇습니다. 다음 대(代)로 경영권이 순조롭게 넘어가지 못할 경우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신세계의 승계작업은 상당히 치밀하게 잘 짜인 시나리오대로 움직인다는 평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다른 대기업들과 비교해 잡음도 적습니다. 물론 넘어야 할 큰 산이 있지만 아직까진 남매경영 원칙 아래 승계를 위한 준비가 차근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승계작업에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광주신세계가 보유하고 있던 대형마트 사업의 양도입니다.

신세계는 '대형마트=정용진', '백화점=정유경'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 다만 광주신세계만 이 원칙에서 예외였습니다. 우선 광주신세계는 그동안 대형마트 사업, 즉 이마트 광주점을 운영해왔습니다. 이마트를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해온 셈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광주신세계의 최대주주는 신세계나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아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입니다. 정 부회장은 광주신세계의 지분 52.08%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러 측면에서 예외였던 광주신세계는 최근 조금씩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일단 그동안 영위해왔던 대형마트 사업을 이마트에 양도했습니다. 이로써 광주신세계는 온전히 백화점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업계에선 신세계가 슬슬 승계를 위한 사전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광주신세계와 이마트의 교집합이던 영역을 분리한 것은 향후 깔끔한 지분분할을 위한 작업이라는 분석입니다. 현재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자신의 영역에 대한 정리작업을 대부분 완료했습니다. 남아있는 것은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증여받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기 전에 광주신세계에 대한 구획정리를 확실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광주신세계가 운영하던 이마트 광주점을 이마트에 넘겨준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표면적인 이유입니다. 광주신세계가 신세계 승계작업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정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완료하기 위해선 이 회장으로부터 이마트 지분을 증여받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증여세를 내야 합니다. 현 시가로는 약 5000억~6000억원 선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에선 정 부회장이 증여세 재원 마련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광주신세계의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정 부회장이 가지고 있는 광주신세계 지분만으론 예상되는 증여세를 납부하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정 부회장이 조금이라도 증여세 부담을 덜기 위해선 광주신세계의 주가가 고점일 때 매각해야 합니다. 현재로서는 그 시점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광주신세계가 상장사라는 점입니다. 최근 광주신세계의 지분 9.76%를 보유한 KB자산운용이 광주신세계에 공개서한을 통해 상장폐지를 주장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KB자산운용은 정 부회장이 증여세 실탄 마련을 위해 광주신세계의 지분을 신세계에 매각할 경우 매매가 산정 과정에서 주주들로부터 잡음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지분을 매각하려는 광주신세계도, 이를 인수하려는 신세계도 모두 상장사입니다. 따라서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펼쳐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매매가 산정과정에서 매각가격이 높으면 광주신세계 주주들에게, 낮으면 신세계 주주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거래로 비칠 수 있습니다. 주주 간 이익상충 문제가 불거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KB자산운용은 광주신세계가 자진해 상장폐지를 결정한다면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 자진 상장폐지를 통해 광주신세계가 다른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의 지분을 높은 가격에 매수한다면 투자자들에 대한 이익 환원은 물론 정 부회장의 지배구조 개편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KB자산운용이 이런 주장을 한 데는 오랜 기간 광주신세계에 투자했던 투자자로서 차익 실현을 위한 목적은 물론 시장의 목소리를 전달한다는 차원도 있습니다. 만일 광주신세계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시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는 명분도 생깁니다.

하지만 광주신세계는 KB자산운용의 주장에 대해 "상장폐지는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대신 그동안 끊임없이 지적돼왔던 배당 성향에 대해선 더 상향키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광주신세계는 '짠물 배당'으로 유명했습니다. 자칫 배당성향을 상향할 경우 최대주주인 정 부회장에게만 이득이 돌아간다는 비판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KB자산운용의 지적과 함께 앞서 국민연금이 지난 2016년부터 광주신세계를 '짠물 배당' 기업으로 점찍은 만큼 올해는 배당금을 대폭 올렸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주당 1250원이던 배당금을 올해 3000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배당성향도 2017년 4.2%에서 향후 신세계 수준인 8.7%까지 높이기로 했습니다.

업계에선 최근 KB자산운용과 광주신세계 간 일련의 사건들을 유심히 보고 있습니다. 그만큼 광주신세계가 신세계의 승계과정에서 갖는 입지와 역할이 크기 때문입니다. 광주신세계의 움직임에서 신세계의 승계과정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광주신세계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일단 부인은 했지만 광주신세계 입장에서도 신세계의 승계과정에서 정 부회장이 필요하다면 KB자산운용이 제시한 자진 상장폐지 카드를 빼들 수도 있을 겁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시장의 목소리라는 논리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특히 현재 지지부진한 광주신세계의 주가를 고려한다면 자진 상장폐지 카드는 생각 외로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의 승계 작업이 그동안 꽉 짜인 시나리오대로 움직였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그리 머지않은 시일 내에 증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때 광주신세계의 위치가 중요하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정 부회장도 특단의 조치를 꺼내지 않겠나"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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