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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활 건 BAT, '글로 센스' 승부수…무리수·편법 논란도

  • 2019.08.13(화) 17:36

'액상+궐련' 장점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제품 선보여
'무리수·편법 마케팅으로 청소 흡연 부추긴다' 지적도

사진=BAT코리아 '글로' 홈페이지.

"IT 기술과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견인하는 역동적인 한국 시장에서 BAT의 차세대 제품인 '글로 센스'를 처음 선보이게 돼 기쁩니다."(김의성 BAT코리아 사장)

BAT코리아가 액상형과 궐련형의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전자담배 제품인 '글로 센스'를 출시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와 KT&G의 '릴' 등에 뺏긴 시장 주도권을 '글로 센스'를 앞세워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BAT코리아의 의욕이 과했던 탓인지 무리수·편법 마케팅 논란도 낳고 있다. 우선 '글로 센스' 출시 과정에서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은 힙합 장르 가수를 광고에 동원해 청소년 흡연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다 '글로 센스'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유튜브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홍보하면서 담배제품 광고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갔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 '액상형' 단점 보완 '글로 센스'…한국서 최초 출시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BAT코리아)는 13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글로 센스' 출시 행사를 열었다. BAT코리아가 '글로 센스'를 선보인 건 전 세계에서 한국이 최초다. 그만큼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 센스'는 액상형과 궐련형 전자담배의 장점을 결합한 제품이라는 게 BAT코리아의 설명이다. 전용 카트리지인 '네오 포드'에 담긴 액상을 가열해 증기를 만든 뒤 담배 포드를 통과시키는 방식이다. 담배 포드에 담긴 담뱃잎 분말을 통해 담배 고유의 풍미와 니코틴을 동시에 전달하는 원리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쥴'이나 '릴 베이퍼' 등 기존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의 경우 니코틴 농도 제한으로 충분한 만족감을 주지 못했는데 '글로 센스'는 이 약점을 극복했다는 설명이다. 기기를 충전하면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고,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과는 달리 연속 흡연도 가능하다.

◇ 힙합 가수 동원한 마케팅 '논란'도

BAT코리아는 이번 '글로 센스'를 통해 글로벌 업체들의 전자담배 격전지인 한국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이다. 김 사장은 "한국에서는 전자담배와 소비자 눈높이가 진화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면서 "겸손한 마음으로 소비자에 귀를 기울이고 피드백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BAT코리아는 앞서 지난 2016년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와 2018년 '글로 시리즈2'를 국내에 선보였는데, 경쟁사 제품인 '아이코스'나 '릴'에 비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최근 '쥴'과 '릴 베이퍼' 등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이 열리는 시기에 맞춰 '글로 센스'를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BAT코리아가 이번 제품 출시를 통해 반전을 꾀하면서 마케팅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BAT코리아는 일단 제품 출시를 기념해 1000대 한정으로 5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쿠폰 등을 통해 일정 금액을 할인해주는 경우는 있었지만 '반값 할인' 이벤트는 이례적이다.

반면 BAT코리아의 마케팅이 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BAT코리아는 '글로 센스'의 홍보용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면서 힙합 장르의 가수인 나플라와 루피를 모델로 썼다. 또 오는 18일로 예정된 제품 출시 기념행사에도 가수 그레이와 유명 타투이스트인 노보(NOVO)가 출연한다.

사진=BAT코리아 '글로' 홈페이지.

문제는 이번 마케팅에 동원된 연예인들이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쥴' 등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의 경우 청소년 흡연을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관련 법상 담배 제품 홍보는 오프라인에서 지정된 장소에서만 가능한데, BAT코리아가 이런 법망을 교묘하게 우회해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광고에는 니코틴이 들어 있지 않은 '기기'만 등장해 엄격하게 따지면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법의 취지에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알퍼 유스 BAT코리아 마케팅 총괄 전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담배 마케팅은 절대 하지 않고 있다"며 "(광고 모델의 경우) 성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기기만을 홍보하도록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담배업계 관계자는 "전자담배 기기 역시 국가에서 청소년유해물건으로 정한 만큼 통상 SNS 등을 통해 광고를 하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광고 등을 통해 흡연을 조장하지 않는다는 법의 취지 등을 고려하면 담배 기기 광고도 자제하는 게 맞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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