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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워진 '아마존 직구', 이커머스 판 바꿀까

  • 2021.09.03(금) 07:00

직매입 상품 싸고 빠르게…현지 리뷰도
접근 쉽도록 설계…멤버십으로 무료배송
과제도 많아…해외직구 성장 가능성 의문

이상호 11번가 대표. /그래픽=비즈니스워치.

11번가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야심차게 선보인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오픈했다. 아마존은 이번 서비스로 국내 해외직구 시장을 겨냥했다. 3000만~4000만 개에 달하는 대규모 상품군을 기존보다 더욱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해외직구의 약점이었던 배송 속도도 올렸다. 다소 문턱이 높았던 해외직구를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다는 점도 차별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마존은 이번 서비스를 통해 국내에 간접적인 진출을 택했다. 일단 한국 사업 성과의 추이를 지켜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11번가의 경우 국내 해외직구 수요를 끌어들이는 동시에 관련 시장을 키워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아마존의 진출이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1번가, 아마존에 '힘'…가격·배송 강점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지난달 31일 첫선을 보였다. 11번가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첫 화면 상단 메뉴에 '아마존'이 가장 먼저 배치돼있다. 화면을 오른쪽으로 넘기면 곧장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나타난다. 11번가가 이번 아마존 서비스를 얼마나 비중있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내 온라인 쇼핑몰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일단 가격부터 달러화가 아닌 원화로 표시했다. 상품 설명 역시 한글이다. 이상호 11번가 대표는 지난달 2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사이트에서 물건을 산다고 느낄 만큼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품 정보는 다소 어색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영어 원문을 직역한 수준으로 아직 완전한 '한국화'는 안 된 것으로 보인다.

11번가 앱 화면 캡처. (왼쪽부터) 11번가 애플리케이션 첫 화면, 아마존 타임딜 페이지, 아마존 상품 리뷰.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는 총 3000만~4000만개가량의 직매입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 중 추천 상품과 인기 제품 등을 먼저 확인할 수 있다. 가전·디지털, 컴퓨터, 주방용품, 패션·잡화 등 13개 카테고리로 상품을 구분했다. 특별 할인 제품의 경우 '아마존딜'이라는 탭을 별도로 둬 더욱 눈에 띄게 했다. 

11번가와 아마존은 글로벌 스토어의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을 큰 강점으로 꼽는다.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배송비 등을 고려했을 때 가격은 상당히 저렴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일부 전자제품의 경우 국내 해외직구 사이트보다 10~20%가량 저렴했다. 여기에 더해 상품을 2만8000원 이상 구매하거나 월정액 멤버십인 '우주패스'에 가입하면 무료로 배송해준다. 

배송도 해외직구라는 점을 고려하면 빠른 편이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 만한 제품의 경우 4~6일 내로 배송할 수 있게 했다. 나머지는 6~10일가량 걸린다. 각 상품 정보에서 배송 예상 기간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미국 아마존 고객들의 리뷰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상품이라면 리뷰를 통해 정보를 확인해볼 수 있다.

5조원 해외직구 시장 겨냥…이커머스 영향은?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4조원가량이다. 올해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11번가와 아마존은 일단 국내의 해외직구 수요를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11번가의 경우 아마존 상품 구매 고객을 자체 사이트의 트래픽으로 연결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1번가의 거래액은 10조원가량이다. 연 거래액 20조원 대인 네이버와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 선두권을 따라잡겠다는 목표다. 오는 2023년까지 추진하는 상장(IPO)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다만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11번가가 '아마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단 해외직구 시장이 성장하는 데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가격이나 배송 속도 역시 절대적인 경쟁력이 높다고 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수많은 제품들을 저렴하게 구매해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생필품이나 간단한 의류, 잡화 등을 아마존을 통해 사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상품군이 많다고 해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로 가전제품이나 건강기능식품, 유명 브랜드 의류 제품 등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수요가 많은데, 이 소비자들을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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