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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쇼핑 합병'…하림의 '전략'인가 '꼼수'인가

  • 2021.11.24(수) 15:54

하림, '엔에스쇼핑' 합병…포괄적 주식교환
NS쇼핑 소액 주주들 '반발'…긍정적 평가도
양재 첨단물류센터 사업 본격화 여부 관심

김홍국 하림 그룹 회장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하림이 그룹의 미래 사업으로 추진 중인 서울 양재동 도시첨단물류센터 사업을 '직접' 관리하기로 했다. 기존 하림지주의 손자회사인 하림산업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다. 하림산업은 물류센터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그간 하림산업을 자회사로 보유했던 엔에스쇼핑(NS쇼핑)의 경우 홈쇼핑 사업에만 주력하게 된다.

하림은 이를 위해 먼저 기존 NS쇼핑 주주 지분을 하림지주 지분으로 바꿔주는 작업을 진행한다.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이다. NS쇼핑은 상장폐지하고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NS쇼핑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일부 소액주주들의 경우 이번 주식 교환이 '헐값 교환'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양재 물류센터 사업을 그룹 차원에서 관리하는 게 되레 나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NS쇼핑, 알짜 자회사 떼고 '본업' 집중

NS쇼핑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경영 효율성 제고와 사업 역량 재편을 목적으로 하림지주와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존 NS쇼핑 1주당 하림지주 1.41347204주를 교환해주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기존 NS쇼핑 주주들은 교환에 응할 경우 하림지주의 주주가 된다. NS쇼핑은 하림지주의 100%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상장폐지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하림은 이번 주식교환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편한다. 일단 NS쇼핑은 향후 물적 분할을 통해 엔에스홀딩스(투자법인, 가칭)와 엔에스쇼핑(사업법인)으로 나눈다. NS쇼핑은 홈쇼핑 사업만 담당하게 된다. 하림산업 등 자회사는 엔에스홀딩스가 보유한다. 이후 다시 하림지주가 엔에스홀딩스를 합병해 하림산업을 지주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을 거친다.

결국 하림지주는 기존 손자회사였던 하림산업을 자회사로 손에 넣게 된다. 하림산업을 보유하던 NS쇼핑은 자회사를 지주에 내주고 '본업'에 집중하는 구조가 된다. 하림 그룹 관계자는 "엔에스쇼핑은 고유의 홈쇼핑 사업을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쇼핑 플랫폼 사업으로 발전시켜 경쟁력을 강화하고 하림지주는 도시첨단물류단지 조성 사업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사업 본격 추진 vs 헐값 교환 꼼수"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우선 하림의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NS쇼핑은 자회사인 하림산업의 양재 물류센터 사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희생'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NS쇼핑은 하립그룹의 '캐시카우'로 센터 부지 인수 등을 위해 수천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센터 사업이 서울시와의 갈등 등으로 지지부진해지면서 비용만 늘어났다. 그 탓에 NS쇼핑은 수년간 실적 부진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NS쇼핑의 주가 역시 지속해 하락해왔다. 하지만 NS쇼핑의 소액주주들은 이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미래 사업'인 물류센터 사업의 가능성을 믿고 투자를 해왔다. 특히 최근 감사원이 물류센터 개발과 관련해 하림의 손을 들어주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이런 상황에 주식 교환을 추진하자 반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NS쇼핑의 주가가 이제 오를 일만 남았는데, 최근 가치로 주식 교환을 하면 손해를 보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반면 하림 그룹의 설명대로 물류센터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하림산업을 지주가 직접 자회사로 운영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하림 그룹 관계자는 "NS쇼핑은 자회사의 대규모 신규 사업 추진에 따른 재정적 부담에서 벗어나 식품 전문 채널로서의 본업에 집중함으로써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여건 마련이 필요했다"면서 "하림산업 등을 하림지주의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등의 구조 변경이 필요하다는 방안이 대두됐다"고 강조했다.

하림의 계획대로 물류센터 사업이 순항하게 되면 하림지주의 주가가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하림지주 주주가 되는 기존 NS쇼핑 주주들 역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기존 하림지주 주주들과 사실상 기대 수익을 나눠야 한다는 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 물류센터 개발 이익은 하림산업을 보유한 NS쇼핑이 가져가는 수순이었다"며 "이를 하림지주 주주들과 나눠 갖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하림지주의 지분 중 상당수가 김홍국 그룹 회장과 김준영 올품 대표 등 오너일가가 보유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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