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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후계자 '고속 승진'…경영수업 속도 낸다

  • 2022.12.15(목) 16:25

신동빈 회장 장남 신유열, 상무 승진
롯데제과·멤버스 대표이사, 외부 수혈 

2023년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는 3가지로 요약된다. △외부 수혈 △전략적 재배치 △후계자의 고속 승진 등이다.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통해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화학계열사 △장기 침체에 빠진 유통 계열사 △유동성 위기에 빠진 건설계열사 등 복합위기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이다.

15일 롯데는 35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일제히 열고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그간 신 회장이 강조한 '새로운 롯데'를 만들기 위해 '혁신'과 '미래경쟁력'을 갖춘 인사가 전면 배치됐다.

롯데제과 첫 외부출신 CEO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지난해에 이은 외부 인재 수혈이다. 

롯데그룹의 모기업인 롯데제과는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대표로 영입했다. 롯데제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이창엽 부사장은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다. 1993년 한국P&G를 시작으로 허쉬 한국 법인장, 한국코카콜라 대표, LG생활건강의 미국 자회사(더 에이본 컴퍼니) CEO 등을 역임했다. 해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롯데제과를 글로벌 종합식품사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롯데멤버스의 대표이사엔 김혜주 신한은행 상무가 내정됐다. 롯데멤버스의 첫 외부 여성 대표인 그는 빅데이터 전문가이다. 삼성전자와 KT를 거쳐 현재 신한금융지주 빅데이터부문장, 마이데이터유닛장 상무를 맡고 있다. 그는 롯데가 보유한 4000만 고객 데이터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는 임무를 맡았다.

현재 롯데렌탈도 외부에서 대표이사 영입을 추진 중이다. 

전략적 육성 인재 전면 배치

내부 경영진의 전략적 재배치도 눈에 띈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는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와 롯데호텔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기존 롯데그룹 호텔군 안세진 총괄대표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맡는다.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는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전략적으로 육성된 내부 인재도 전면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에선 김주남 한국사업본부장(전무)이 대표이사로, 롯데홈쇼핑에선 김재겸 TV사업본부장(전무)이 각각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김주남 대표는 위기에 빠진 면세점의 반등을 이끈다. 김재겸 대표는 홈쇼핑에서 벗어나 미디어커머스로 회사 체질을 바꾼다.

지난 11월 롯데건설의 대표에 선임된 박현철 사장은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그룹 전반으로 번지는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중대한 역할을 맡고 있어서다. 

후계자 상무 승진

이번 인사를 통해 조직은 젊어졌다. 롯데의 CEO 전체 평균 연령은 57세로 지난해 평균(58세) 대비 1세 가량 어려졌다. 사장 직급의 경우 3세 가량 젊어졌다. 신임 임원 중 40대의 비중은 46%다.

가장 젊은 임원은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다. 1986년생(36세)인 신 상무는 이번에 상무보에서 '보'를 뗐다. 현재 기초소재 동경지사 영업과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수소와 전기소재 사업의 글로벌 사업을 강화한 점을 인정 받았다"고 설명했다. 

신 상무는 2020년 일본 ㈜롯데에 입사한 뒤 올해 5월부터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 상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승진 속도는 빠르지만 아직 롯데그룹 지분은 보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영수업은 시작했지만 경영권 승계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승진이 본격적인 승계는 아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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