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도 위세를 떨쳤던 명품 산업이 이미 지난 2021년에 코로나 이전 수준의 매출을 회복했다. 그러나 매출 상위 기업으로의 쏠림이 심화했고 이 같은 흐름인 지난해 더욱 가속화했을 전망이다. 글로벌 명품 100대 기업 가운데서는 한국 기업으로 유일하게 아모레퍼시픽이 이름을 올렸다.
팬데믹 전보다 더 벌었다
9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내놓은 '글로벌 명품 산업 2022: 열정의 새 물결'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말 기준 글로벌 톱100 명품 기업의 연간 매출액은 3050억 달러(한화 약 411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2810억 달러) 수준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들 기업들의 순이익률 또한 12.2%로 2019년(10.9%)보다 높았다. 딜로이트는 2021년1월1일부터 12월31일 중 회계연도가 종료되는 연결재무제포 매출액을 기준으로 전 세계 100대 명품 기업을 선정했다. 매출 규모가 최소 2억4000만달러로 100대 기업에 속하기 위해서는 이 이상을 벌어들여야 한다.
특히 매출 규모가 가장 큰 10개 기업이 전체 명품업계의 매출 회복을 견인했다. 상위권 기업들로 쏠림이 심화한 셈인데 100대 기업 중 상위 10개 기업의 매출 비중은 56.2%에 달했고 직전연도(51.4%)보다 더 늘었다. 매출액 증가분은 81.4%에 달하고 순이익 비중도 전체 합계의 무려 85%를 차지했다. 10대 기업의 평균 순이익률 또한 18%대로 100대 기업의 평균(12.2%)을 크게 웃돌았다. 10대 기업 중에서도 매출 1위인 LVMH이가 10개 기업 매출에서 30%이상을 독식했다.
명품 기업들은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엔 매출이 크게 꺾였지만 2021년부터 V자형 반등을 하며 더 크게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는 위기가 기회가 된 셈이다. 최근까지도 명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고 주요 명품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지속하면서 지난해에도 이같은 성장세가 더욱 견조했을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 'K-뷰티' 대표로 주목
매출 100대 기업 리스트엔 내로라 하는 명품 기업들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한국 기업도 처음으로 100대 기업 명단에 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및 향수 기업으로 19위에 올랐다. 아모레퍼시픽의 2021년 전체 매출액은 42억4500만 달러, 이 중 명품 매출액은 37억3100만 달러(추정치)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11.6%를 기록했다.
딜로이트는 "럭셔리 및 프리미엄 뷰티를 주력으로 하는 아모레퍼시픽이 한국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신규 진입했다"며 "아모레퍼시픽은 한국을 대표하는 K-뷰티 기업으로 대부분의 브랜드가 럭셔리 및 프리미엄 뷰티 부문에 속하며, 한국은 스킨케어 부문에서 프랑스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화장품 수출국"이라고 밝혔다.
딜로이트는 신규 진입 기업 중 일부는 매출액 증가와 사업부 개편 외에 데이터 접근성과 가용성이 높아지면서 100위권에 진입했다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 또한 이 같은 이유로 단번에 19위에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100대 기업 가운데 대다수는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독일 등 유럽 기업들의 비중이 높았다. 이들 가운데 이탈리아 기업이 23개에 달했지만 매출약 비중은 8.3%에 불과했고, 프랑스 기업의 경우 8개 기업이 전체 매출액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해 국가별 편차가 심했다. 아모레퍼시픽 외에 유니레버, 소마패션그룹, 랑방그룹 등 총 10개 기업이 2021년 매출 기준 톱 100대 기업에 신규 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