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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 '물류 성장 공식' 안 통하는 이유

  • 2023.03.11(토) 10:05

[주간유통]GS네트웍스, 매출 6000억 넘었지만
순손실 373억 '눈덩이'…"국제 유가 등 영향"
그룹 물류 기반 외부 수주 성장 시대 저물어

출범 5년이 지난 GS리테일의 물류 전문 자회사 지에스네트웍스(이하 GS네트웍스)가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편의점과 슈퍼마켓 등에서 급증하는 배송을 기반으로 회사 규모를 6000억원대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죠. 하지만 외부 물류를 확장하지 못하면서 수익을 내는 사업부로 만들겠다는 계획은 아직 달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간 자체 물류를 통한 1자 물류(1PL), 계열사 물류를 담당하는 2자 물류(2PL), 외부 물량을 수주하는 3자 물류(3PL)로 성장하던 대기업 계열의 물류 회사 성장 공식이 GS엔 통하지 않은 셈인데요. 업계에선 국내 시장이 포화된 가운데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가 자체 물류 시스템에 대규모로 투자하면서 GS리테일 등과 같은 후발주자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GS네트웍스의 작년 매출은 6091억원으로 2021년보다 8.1% 늘었습니다. 2018년 출범 첫해 매출 924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9년 3924억원, 2020년 4767억원, 2021년 5633억원 등으로 매년 앞자리를 바꾸며 덩치를 키우고 있죠.

덩치는 커졌지만 실속은 챙기지 못했습니다. 작년 당기순손실은 373억원으로 2021년보다 5배 가까이 손실폭이 커졌죠. 당기순손실은 2018년 81억원, 2019년 52억원 등 사업 초기 손실이 이어지다 2020년(23억원)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2021년 다시 당기순손실 77억원이 발생한 데 이어 지난해 사상 최대 손실이 발생한 상황입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국제 유가와 물가 상승 등 환경 영향으로 손실이 있었다”며 “하지만 향후 물가 안정과 개선 노력 등을 통해 손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GS리테일이 GS네트웍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3자 물류 시장에 뛰어든 것은 2018년 1월입니다. 기존 그룹내 물류업만 진행했던 ‘2자 물류’에서 벗어나, 외부 물류 위탁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었죠. 그동안 ‘비용부서’에 머물렀던 물류사업부를 외부 영업을 통해 수익을 내는 사업부로 전환하기 위해서였죠.

GS리테일은 투자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2018년 GS네트웍스 출범 이후 현재까지 총 2103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GS네트웍스 유상증자에 출자한 현금 378억원과 부동산 등으로 현물출자 한 1725억원 등입니다. 현물출자를 통해 GS네트웍스가 보유한 7개 자체 물류센터와 17개 임대 물류센터를 GS네트웍스에 넘긴 것입니다. 아울러 GS네트웍스는 2020년 GS25 편의점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는 ‘씨브이에스넷’(CVSnet)을 흡수합병하기도 했죠.

투자 성과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국내 물류 시장이 치열해지고 있어서죠. CJ대한통운이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국내 택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택배, 우체국택배, 로젠택배 등까지 포함하면 5개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80%에 이르죠. 여기에 쿠팡, SSG닷컴 등이 더 빠른 배송을 위해 자체 물류에 대규모로 투자하면서 ‘3자 물류’ 시장에서 후발주자가 설 자리는 더 좁아지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대기업 계열의 물류회사들은 내부 물류를 통합한 다음 외부 물류를 수주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는데,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는 시대에선 2자 물류에서 3자 물류로 넘어가기가 예전보다 허들이 많아졌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쿠팡과 SSG닷컴 등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자체 첨단 물류 시스템을 갖췄다"며 "GS네트웍스 등 후발업체가 새로운 화주를 유치하기 위해선 자동화된 첨단 물류 시스템을 만들어야 되는데, 고금리 시대에 투자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주간유통]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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