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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가구 3사, 자사몰 뜯어고치는 이유

  • 2023.03.14(화) 06:50

한샘·신세계까사·현대리바트 '자사몰' 개편
업황 회복 대비한 선제적 온라인 투자

지난해 적자를 낸 가구업체 3사(한샘·현대리바트·신세계까사)가 올해 들어 온라인 투자를 늘리고 있다. '자사몰' 고객유입을 확대해 리모델링과 홈퍼니싱(가구·조명 등 소품) 매출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서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업황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가구 업체들의 선제적 투자가 성과를 낼수 있을지 관심이다.

/그래픽=비즈워치

너도나도 '자사몰' 개편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까사는 지난달 4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온라인 채널 리뉴얼과 신규상품 개발비용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신세계까사는 올해 자사 플랫폼 '굳닷컴'을 리뉴얼하고 입점브랜드 전반을 개편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올해 굳닷컴 고객 편의성을 강화하고 전반적인 상품기획(MD) 구성을 개편할 계획"이라며 "최근 트렌드인 아트콜라보 상품과 더불어 자체 개발한 상품군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샘도 지난달 자사 온라인 플랫폼 '한샘몰'을 리뉴얼했다. 가구와 생활용품 전문 플랫폼 '한샘닷컴'과 쇼핑몰로 운영한 한샘몰을 통합한 것이다. 회사 측은 "이번 개편은 리모델링 관련 서비스를 강화한 점이 핵심"이라며 "고객이 '아파트로 찾기', '언택트 3D제안서' 등을 통해 시공 제안을 요청하면 상담부터 계약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리바트도 올해 자사몰 '리바트몰'을 리뉴얼하고 이용자환경·이용자 경험(UI·UX)을 개선한다. 이 회사는 최근 리바트몰 내에 오프라인 매장 방문없이 VR(가상현실)로 제품구매가 가능한 'VR 쇼룸' 기능을 추가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리바트몰은 매년 리뉴얼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올해도 디자인, 고객 이용 편의성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 가구도 온라인으로 판다

가구업체 3사가 일제히 자사몰을 개편하는 것은 주택시장 회복 시기를 대비해 초격차 경쟁력을 사전에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무겁고 부피가 큰 가구 상품 특성상 그간 온라인 판매에 한계가 있었다. 고객 주거형태와 가구 면적이 맞지 않아 업무 혼선이 발생한 사례가 빈번했다.

가구업체 3사는 가상 거주공간에 가구를 배치해보는 VR·AR기술을 고도화하면서 해법을 찾고 있다. 특히 한샘은 '리모델링 매니저'를 도입해 고객 요구·불만사항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했다. 한샘 관계자는 "온라인 상담이 어렵고 주문 상품이 실물과 달랐던 제약들을 디지털 전환을 통해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세부적인 시공과정 전반을 기록·관리하는 시스템 덕분에 원활한 고객소통이 가능하단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는 SNS를 통해 고객과 업무담당자들이 소통했던 반면, 한샘몰은 '리모델링 매니저'를 통해 모든 시공 상황을 통합 기록한다"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효율적인 소통이 가능해져 고객 컴플레인에도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고 '무한책임' 리모델링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샘은 현재 운영중인 리모델링 외에, 올 3분기부터 홈퍼니싱 부문을 추가할 예정이다.

엇갈린 전망

지난해 가구업체의 실적을 보면 불황을 뚫을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작년 한샘 217억원, 현대리바트 185억원, 신세계까사 277억원 등의 영업손실을 냈다. 한샘은 2002년 상장 이후, 현대리바트는 2012년 현대백화점에 인수된 이후 각각 처음으로 손실을 냈다.

지난해 부동산시장 침체과 함께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실적악화가 불가피했지만, B2B(기업간 거래)와 대리점 방식 등을 통한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는 점도 작용했다. 실적은 악화됐지만 B2C(기업개인간 거래) 시장을 키울 수 있는 자사몰 투자를 더이상 늦추기 힘들어진 것이다.

이번 투자의 성과가 곧바로 나오긴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가구업계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힘입어 올 하반기부터 가구업계 업황도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장기간 침체에 빠질 것이란 목소리도 여전하다.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좋지 않아 상반기까지는 작년 상황과 비슷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도 "다만 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진 만큼 하반기부터는 주택시장 회복이 가시화될 것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가구업은 사이클 산업인 만큼 적절한 시점에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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