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원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원산업 최고 경영진이 자사 주식을 사들였다. 박문서 지주부문 대표이사 2500주, 김주원 이사회 의장 800주 등 총 1억 3000만원 규모다. 경영진의 자사 주식 매입은 저평가 신호 중 하나다. 경영진의 자기 주식 매입 소식이 알려진 이후 동원산업 주가는 이틀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동원산업 주가가 바닥을 찍는 분위기지만, 골이 너무 깊었다. 이달 7일 주가는 2020년 3월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다. 현재 주가는 3만8800선에 거래되고 있는데 지난 4월 장중 5만3500원을 찍었던 주가와 비교해도 37% 이상 떨어진 상황이다.
동원산업의 시가총액은 1조9393억원에 머물고 있다. 종속회사를 뺀 회사 자체의 회계 상황을 보여주는 별도기준 동원산업의 지난 3월 순자산(자본) 2조1289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배수(PBR)가 1도 안되는 저평가 상태란 얘기다. 외국인 보유 지분은 1.9%에 머문다.
자사주 처방에도 주가가 맥을 못 추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내실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동원산업의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2020년 7.7%, 2021년 6.7%, 2022년 5.5% 등으로 하향 추세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은 5.2%로, 작년동기대비 1.7%p 떨어졌다.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른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방류에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지주사 할인' 요인도 없다. 계열사가 상장된 순수 지주사는 이중 상장 등의 이유로 주식 시장에서 할인받고 있지만, 동원산업은 '사업형 지주사'다. 지난해 동원산업은 지주사 역할을 했던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 그룹의 지주사가 됐다. 동원산업의 수산·유통·물류 사업이 결합된 사업형 지주사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룹 내에서도 급락하고 있는 동원산업 주가에 대한 고민이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동원산업 최고 경영진이 자기 주식 매입에 나선 것도 주가 부양에 대한 그룹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엔 자사주 전량 소각 긴급 처방을 내렸다. 우선 오는 8월 1일 전체 발행 주식의 7% 규모인 자사주 350만주를 소각한다. 소각 규모는 이날 주가 기준 1365억원 수준이다.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부양하려는 조치다. 동원산업은 앞으로 전체 발행주식의 27.9%에 이르는 자사주를 5년 내 모두 소각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원산업이 집중육성중인 △육상 연어양식 △2차전지 핵심 부품 △스마트 항만하역 등 3대 신사업이 향후 주가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동원산업의 계열사 동원시스템즈는 2021년 2차 전지용 케이스 제조사인 엠케이씨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5월 독일 아켄바흐사로부터 351억원의 광폭압연기를 추가 도입했다. 올해까지 2차전지에서 사용되는 알루미늄 양극박을 연간 8000톤, 약 500억원 규모로 생산할 계획이다. 2000억원이 투자되는 육상 연어양식 사업도 이르면 2024년 가동할 계획이다. 아울러 동원산업은 지난달 동원신성장1호조합과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의 유상증자에 각각 90억원, 60억원을 투자하며 스마트 항만하역 사업을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1~2년 내 사업형 지주사인 동원산업의 3대 신사업이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신사업이 성과를 보이는 시점에서 주가도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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