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이커머스'의 대표 사례였던 오아시스가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 6월 인수한 티몬의 재오픈 일정이 안갯속으로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벌써 두 차례나 리오프닝 일정을 연기했다. 두 번째 연기로부터 한 달이 넘게 지났지만 이제는 오픈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경쟁사들의 '적자 확장' 속에서도 안정적인 운영 기조를 지켰던 오아시스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살 땐 좋았는데
지난 2월, 오아시스는 영업이 중단된 티몬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당시 티몬은 여러 기업과 접촉하며 인수자를 찾고 있었다. 중국계 IoT기업, 국내 중견 기업 등이 인수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오아시스가 인수 후보로 이름을 올리자 의아해하는 반응이 더 많았다. 이커머스 업계가 너 나 할 것 없이 수백억원대 적자를 내며 투자를 늘려가는 중에도 흑자 경영을 최우선시하며 안정적인 행보를 이어갔던 게 오아시스였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는 결국 지난 3월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고 6월 티몬 인수를 결정했다. 오아시스가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의 변제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게 알려지자 "싸게 샀다"는 평가도 나왔다. 불미스럽게 사업이 중단됐지만 티몬은 1세대 소셜커머스이자 이커머스로 전국적인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다. 내실은 있지만 인지도가 낮은 오아시스와 시너지가 날 법도 했다.
하지만 결국 이 낮은 변제율이 발목을 잡았다. 8월 11일로 예정됐던 리오픈은 기업회생절차가 종결되지 않았다며 무산됐다. 8월 22일 회생절차가 종결되자 티몬은 다시 9월 10일로 리오픈 일정을 잡았다. 하지만 이 역시 무산됐다. 이번엔 다음 일정조차 잡지 못한 '무기한 연기'였다.
'티메프 사태'로 인해 피해를 본 소비자·셀러들이 낮은 변제율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카드사에 민원을 제기하자 카드사들이 발을 뺐기 때문이다. 실제 티몬은 무기한 연기를 결정한 뒤 열린 파트너사 간담회에서 "피해자분들께서 카드사에 불만을 표하시면서 카드사들이 티몬과의 협력을 많이 어려워하고 있다"며 "결제 수단에 대한 부분이 원활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리고 한 달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티몬의 영업 재개는 오리무중이다.
우리의 소원은
오아시스 입장에서는 아예 발을 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티몬 인수에 116억원을 썼고 500억원의 추가 투자까지 결정했다. 오아시스는 티몬 인수 직후 티몬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의 신주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총 616억원을 티몬에 쓰는 셈이다. 최근 5년간 오아시스가 거둔 영업이익이 총 553억원이다.
정상화에 성공하더라도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다. 오아시스는 최근 수익성 하락이라는 고민거리를 떠안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6.5%나 감소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35억원에 불과했다. 조금만 '삐끗'하면 적자로 전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 오아시스가 품게 되는 티몬도 문제다. 매출 규모는 오아시스와 비슷한 1000억원대지만 매년 수백억원에서 천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마지막으로 실적을 공개한 2022년엔 매출 1205억원에 영업손실 1527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실적은 아예 공개하지 않다가 '그 사태'가 터졌다. 티몬이 영업 재개를 하더라도 오아시스에 지속적인 재무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업계에선 오아시스가 외형 확장을 위해 결정한 티몬 인수가 향후 운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오아시스로서는 티몬의 네임밸류와 500만명에 달하는 활성 이용자 수가 도움이 될 것으로 봤겠지만 인수 과정에서의 변제율 관련 잡음, 2차례에 걸친 리오프닝 무산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해결책도 마땅치 않다. 피해를 본 소비자·셀러들의 마음을 돌리려면 추가 변제가 필요한데, 이미 600억원 이상을 쓴 오아시스가 법적으로는 해결된 변제 문제에 다시 손 댈 가능성은 없다. 오아시스 측은 피해자들에게 판매·구매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피해자들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안이다. 카드사들 역시 이미지 훼손을 감수하고 티몬에 들어갈 메리트가 많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피해 규모가 1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이커머스 피해 사태인데 오아시스가 다소 안일하게 생각한 면이 있는 것 같다"며 "오픈 이후의 영업을 고려하더라도 카드사 혹은 피해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