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인스턴트 벗고 프리미엄으로…'카누의 변신'

  • 2025.10.16(목) 17:48

동서식품, 정체된 커피 시장 돌파 나서
스틱커피 카누, 브랜드 재정의 전략
캡슐커피 브랜드 '카누 바리스타' 론칭

그래픽=비즈워치

동서식품의 원두커피 브랜드 '카누(KANU)'가 인스턴트 원두커피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캡슐커피와 원두 제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스틱커피' 이미지를 벗고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로 진화를 꾀할 계획이다.

인스턴트 원두커피 원톱

동서식품은 2011년 카누를 론칭하며 커피믹스가 주를 이뤘던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카누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라는 콘셉트로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했고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카누는 동서식품의 주력 브랜드 '맥심'과 함께 국내 인스턴트 커피 시장을 양분하며 성장했다. 카누의 약진 덕분에 동서식품은 국내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서 80~9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독보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카누 광고 이미지/사진=동서식품

그러나 '업계 1위' 동서식품에게도 고민이 생겼다. 팬데믹과 함께 확산한 홈카페 수요와 맞물려 캡슐커피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국내 캡슐커피 시장은 2018년 1000억원 수준에서 최근 5000억원대 규모로 커졌다. 2011년 1% 남짓이었던 가정용 캡슐 머신 보급률은 2023년 10%까지 급증했다. 반면, 이 기간 믹스커피 시장 규모는 20% 가까이 줄었다.

믹스커피 제품이 주력인 동서식품의 매출도 정체기에 들어섰다. 2019년 1조5476억원에서 2020년 1조5576억원, 2021년 1조5495억원으로 수년간 연 매출 1조5000억원대에 머물러 있었다. 매출 대부분이 인스턴트 커피를 통해 나오는 동서식품 입장에서는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하는 고민이 생긴 셈이다. 

카누의 고급화

동서식품은 정체된 성장 흐름을 돌파하기 위해 새로운 승부수를 꺼냈다. 핵심은 '카누의 고급화'다. 간편함으로 대표되는 인스턴트커피 이미지를 벗고,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로의 정체성 정립에 나섰다.

우선 동서식품은 2023년 2월 캡슐커피 브랜드 '카누 바리스타'를 론칭하고 캡슐커피 머신과 전용 캡슐을 선보였다. 그해 6월에는 중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의 프리미엄 원두를 로스팅한 '카누 원두 커피'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바리스타 경연대회 '카누 바리스타 챔피언십'을 신설해 브랜드의 전문성과 품질 경쟁력을 강조했다.

카누 바리스타 머신 / 사진=동서식품

캡슐커피 시장 진출은 동서식품의 가장 큰 도전이다. 동서식품은 지난 2011년 글로벌 기업 몬델리즈와 손잡고 캡슐커피머신 '타시모'의 유통을 맡았지만, 시장 경쟁에서 밀려 철수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직접 개발한 머신과 캡슐을 들고 나왔다. 대표 브랜드인 '카누'의 이름까지 달았다. 물러설 곳이 없다. 

카누 바리스타는 네스프레소 등 글로벌 브랜드가 장악한 시장에서 한국인 맞춤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전용 머신은 에스프레소보단 아메리카노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취향에 맞춰 추출 용량을 최대 260㎖까지 늘렸다. 물양 조절을 3단계로 구성했으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위한 버튼도 따로 만들었다. 진한 커피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를 위해 카누 전용 캡슐은 기존 에스프레소 캡슐 대비 1.7배 많은 9.5g의 원두를 담았다.

카누는 전용 캡슐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기존 스틱 제품이 마일드·디카페인·더블샷 라떼·에스프레소 쇼콜라 라떼 등 4종에 그쳤던 반면, 캡슐 제품은 카누 바리스타 전용 캡슐 13종을 비롯해 네스프레소 호환 12종, 돌체구스토 호환 6종 등 총 31종으로 구성됐다. 에티오피아·콜롬비아·인도네시아 등 주요 산지의 지역 한정 원두를 사용한 '싱글 오리진' 캡슐 3종까지 선보였다. 가격대 역시 스틱(개당 100~300원)보다 높은 개당 600~900원 수준으로 형성돼 프리미엄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카누 캡슐 테일러 in 북촌에서 제공하는 카누 한 상/사진=김다이 기자 @neverdie

공격적인 체험 마케팅도 병행 중이다. 후발 주자인만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게 먼저라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5월에는 서울시, 서울교통공사와 협업해 자양역 내 유휴공간에서 '카누 휴식역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7월에는 스타필드 고양점과 하남점에서 '그랜드 카누 호텔' 팝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스타필드 하남에서 '스위치 투 카누' 행사를 개최했다. 올해는 11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에서 플래그십 스토어 '카누 캡슐 테일러 in 북촌'을 운영한다.

이러한 전략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동서식품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022년 1조6152억원에서 지난해 1조7908억원으로 늘었다. 카누 바리스타는 올해 안에 누적 판매액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카누가 네스프레소와 일리에 이어 국내 캡슐커피 시장 3위권에 안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강자들 틈에서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한국 소비자의 아메리카노 중심 음용 패턴을 정확히 겨냥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그동안 카누는 간편한 스틱커피로 사랑받아왔지만, 이제는 집에서도 전문점 수준의 커피를 즐기려는 소비자 니즈에 맞춰 브랜드를 진화시키고 있다"면서 "카누의 이름을 건 원두 제품과 캡슐커피, 바리스타 챔피언십은 모두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