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알파가 박정민 전 SK스토아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재도약에 나선다. 데이터홈쇼핑 업계 1위 SK스토아의 수익성을 1년 만에 개선시킨 박 전 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매출 반등에 나서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경쟁사 대표까지 품었다
KT알파는 오는 27일 정기주주총회 및 이사회 의결을 거쳐 박정민 전 SK스토아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KT알파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박 전 대표를 신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이번 대표이사 선임이 눈길을 끄는 것은 박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가 KT알파의 경쟁사인 SK스토아 출신이기 때문이다.
KT알파가 2013년 데이터홈쇼핑 'K쇼핑' 사업을 시작한 이래 역대 대표들은 대부분 KT그룹 내부 인사였다. KBS 출신인 오세영 전 대표가 2013년부터 2018년 초까지 회사를 이끈 것을 제외하고는 이후 취임한 5명의 대표는 모두 KT그룹 계열사에서 옮겨오거나 KT알파에서 내부 승진한 인물이었다.
KT알파가 2024년 초 6년만에 외부에서 영입한 박승표 전 대표가 CJ ENM 커머스부문(CJ온스타일) 출신이긴 했으나 CJ온스타일이 TV홈쇼핑이라는 점에서 KT알파의 직접적인 경쟁사는 아니었다.
반면 이번에 선임될 박 내정자는 KT그룹과 '통신 라이벌'인 SK그룹에서 30년의 경력을 쌓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박 후보자는 1995년 SK텔레콤에 입사해 모바일 플랫폼 사업을 주로 맡았다. 초기 T스토어 사업을 이끌었고 이후 SK플래닛으로 자리를 옮겨 디지털 마케팅 부문을 담당했다. 2020년 SK엠앤서비스 대표직도 역임했다.
특히 박 내정자는 2024년 초 KT알파의 데이터홈쇼핑 경쟁사인 SK스토아 대표이사로도 선임됐다. 박 내정자는 SK스토아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데이터 기반 상품 편성과 AI 기술을 활용해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내정자가 2023년 SK스토아 대표로 선임됐을 당시 회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성장세가 꺾이며 어려운 상황이었다. 실제로 2023년 SK스토아의 연간 영업이익은 1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겼다. 하지만 박 대표 취임 1년만에 SK스토아는 연간 영업이익을 81억원으로 끌어올리며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멀어지는 1위 잡을까
KT알파가 박 내정자를 영입한 것은 주력 사업인 데이터홈쇼핑 부문이 부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T알파는 박승표 전임 대표 체제 하에서 실적을 개선하는 데는 성공한 상태다. 지난해 전사 매출액은 3959억원으로 전년 대비 2% 성장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442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모바일 상품권 사업 '기프티쇼'가 전년보다 큰 폭으로 성장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KT알파의 데이터홈쇼핑 사업의 매출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KT알파 데이터홈쇼핑 매출은 2021년 3071억원에서 지난해 2684억원으로 4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그렇다 보니 1위 SK스토아와의 격차도 계속 벌어지는 중이다. 이에 박 내정자가 SK스토아에서 보여준 데이터 기반 경영을 바탕으로 데이터홈쇼핑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과제가 될 전망이다.
다만 홈쇼핑업계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은 박 내정자에게 도전 과제다. TV 시청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온라인 쇼핑까지 확산하면서 홈쇼핑 시장이 위축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지난 1월 발표한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TV홈쇼핑 7개사의 2024년 방송매출은 2조6425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다.
데이터홈쇼핑 시장의 성장세도 둔화하는 추세다. 방미통위의 같은 자료에 따르면 데이터홈쇼핑 5개사의 2024년 방송매출은 7734억원으로 전년(7619억원) 대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박 내정자는 진취적이고 행동력이 있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며 "SK스토아에서 단기간에 실적 반등을 만들어낸 전략을 KT알파에서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