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변화 이끄는 취임 한 달 임영록 KB금융 회장

  • 2013.08.09(금) 16:19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12일로 취임 한 달을 맞는다. 임 회장은 관치 논란 속에 취임했다. 그러나 KB금융 사장으로서 3년간 쌓은 내공에다 특유의 부드럽지만 강한 카리스마로 조용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성과와 치적보단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경영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임 회장은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위험관리를 바탕으로 소매금융과 수익경영이란 화두에 집중하고 있다. 대내외 경제상황이 불확실한 만큼 덩치보다는 체력을 키워 기본을 다진 후에 차츰 수익성을 높여나가겠다는 게 임 회장의 구상이다.


실제로 대형 인수합병(M&A)과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던 과거 KB금융 CEO와는 달리 가시적인 성과주의는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우리금융 인수전략이 대표적이다.


임 회장은 우리은행에 대해선 어느 정도 선을 그으면서도 우리투자증권 인수엔 확실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메가뱅크’라는 화려한 청사진보다는 KB금융의 취약점인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 강화라는 실속을 확실하게 챙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임 회장의 색깔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은 인사와 조직개편. 그는 취임과 동시에 기존 6명이던 지주 부사장을 3명으로, 전체 임원 숫자도 9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임 회장 본인이 맡았던 사장직도 과감하게 없애 의사 결정의 효율성을 높였다. 국민은행의 임원 수도 25명에서 17명으로 줄었다. 은행장과 부행장, 본부장으로 이어지던 보고 체계도 은행장과 본부장으로 줄여 의사 결정 구조를 단순화했다.


전임 회장이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목적으로 만들었던 시너지추진부는 아예 없앴다. 조직을 슬림화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계열사의 자율경영을 확대해 전반적인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차원이다. 지난 3년간 내부에서 여러 문제를 직접 경험한 터라 의사결정도 과감하고 빨랐다.


임 회장은 외부출신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기용해 국민과 주택은행 출신 간 해묵은 파벌 싸움에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국민과 주택은행 출신을 아예 배제해 그동안 번갈아 가면서 요직을 차지해온 관행도 과감하게 깼다. 개인적인 친분에 지나치게 의존한 게 아니냐는 불만도 있다. 하지만 KB금융 내부의 파벌문화 해소엔 기여했다는 평가에 대해선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노조와의 대립을 풀어가는 과정에선 파격적이고 강한 리더십도 보여줬다. 임 회장은 내정자 신분으로 농성 중인 노조지도부를 직접 찾아가 대화에 나섰고, 노조는 10일 만에 농성을 풀었다. 전임 회장 취임 때는 농성기간이 30일이었다. 임 회장의 진가가 잘 드러나는 사례라고 설명한다. 임 회장은 지주 직원들이 생일을 맞을 때마다 책과 함께 친필편지를 전달하는 등 부드러운 맏형 리더십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임 회장이 목표로 내건 KB금융의 리딩뱅크 탈환은 아직 갈 길이 멀다. KB금융의 올 2분기 순익은 5815억 원으로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경쟁상대인 신한금융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임 회장의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경영이 언제쯤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진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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