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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판 정책금융]③대구•부산 눈치보다 도로아미타불 신•기보 통합

  • 2013.08.27(화) 10:17

중소기업 정책금융을 주로 담당하는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통합은 제대로 운도 떼지 못했다. 부산과 대구라는 정치적, 지역적 이해관계에 또다시 가로막힌 게 아니냐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한 선박금융공사 설립도 없던 일이 되면서 말 바꾸기 논란은 불가피하다.

◇ 이론과 실제의 딜레마…정치의 한계 지적도

정부는 신보와 기보를 기존 체제로 유지하되 창조경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보증연계 투자와 기술평가 등 보증지원 체계만 개선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의 대주주 지위를 계속 유지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기능도 강화하기로 했다.

반면 분산되고 중복된 정책금융을 수요자 입장에서 재편하겠다면서 신•기보 통합엔 손도 대지 못했다. 정치 논리에 밀려 제대로 운도 못 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신보와 기보의 통합 논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단골메뉴로 논의됐을 정도로 해묵은 과제다. 중소기업 보증이라는 기능이 비슷하다 보니 끊임없이 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대구와 부산의 지역적,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려 있다 보니 항상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였다. 신보는 곧 본사를 대구로 이전할 예정이고, 기보는 이미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부산과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은 기보와 신보 통합에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결국, 이번에도 신보와 기보는 현행 체제 유지로 가닥을 잡으면서 정부가 내세운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이란 전체적인 명분은 크게 퇴색했다는 평가다.

◇ 선박금융공사 설립은 없던 일로

선박금융공사는 반대로 정치적 선거 공약이 백지화된 사례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선박금융공사를 만들면 보조금 논란 등 통상마찰이 일어날 수 있어 결국 없던 일로 돌아갔다.

대신 선박금융 기능 강화와 함께 선박금융공사를 설립하기로 한 부산지역의 민심을 달래는 방안을 내놨다. 정부는 우선 기존의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선박금융 지원을 더 확대하기로 했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 자산관리공사 등 기존 정책금융기관의 선박금융 부서도 부산으로 옮기기로 했다. 해운보증기금은 관계부처 간 공동 연구용역 등을 통해 설립 여부를 계속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약 백지화 논란은 불가피하다. 박 대통령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을 남발했다는 비판을 피해 가기 어렵게 됐다.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선박금융공사 설립을 요구하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논란도 계속될 전망이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은 “금융위기 이후 정책금융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의 재통합은 고육책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른 이슈들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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