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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死%의 습격]④금융회사 간판이 무색하다

  • 2013.09.22(일) 09:00

상호금융보단 덜하지만, 시중은행도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타격이 만만치 않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이익은 늘어난다. 그러나 대출이 부실화하면서 연체율 상승과 함께 수익성에 타격을 받는다. 시중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성이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어 금리상승에 따른 충격이 배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은행 수익성 추락 또 추락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예대마진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다 정부의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힌 탓이다.

올해 2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익은 1조 1000억 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2조 1000억 원에서 48%나 줄었다. 당연히 수익성 지표도 함께 급락했다. 총자산이익률(ROA)은 0.24%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0.46%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자산이 1000원인데 2.4원밖에 벌지 못했다는 얘기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3.09%에 그쳐 3.06%포인트나 떨어졌다. 해당 은행의 주식을 산 투자자 입장에서 손해를 안 보려면 ROE가 최소 7%는 나와야 한다는 점에서 그 절반에도 못 미쳤다.

국내 은행의 ROA와 ROE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형편없이 낮은 수준이다. 뱅커지(誌) 등이 발표한 바로는 2011년 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등 미국 상위 5개 은행의 ROA와 ROE는 각 1.2%, 9.06%로 국내 은행보다 3~4배나 높다. 신흥국인 중국의 은행도 1.5%와 27%, 인도도 1.68%와 23.46%에 달한다.

 



◇ 저금리도 무섭지만, 고금리도…

은행들에 금리는 항상 양날의 칼이다. 시중금리가 오르면 예대마진이 회복되면서 이자수입이 늘어난다. 반면 이자가 오르면서 대출을 갚지 못하는 대출자도 함께 늘어난다. 그러면 연체율이 높아지고 손해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손실도 커진다.

NICE신용평가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보면 은행들은 시중금리가 올라도 자기자본에는 당장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체율과 수익성 측면에선 타격이 만만치 않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행이 지금보다 더 보수적으로 바뀌면 시중금리가 1.5%포인트만 올라도 연체율은 2%를 넘는다. 연체율 2%는 최근 10년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익성에도 비상등이 켜진다. 신규 여신 규모를 그대로 유지해도 시중금리가 1.5%포인트 오르면 총자산이익률(ROA)이 마이너스로 돌아선다. 신규 여신을 줄이면 금리가 0.5%포인트만 올라도 ROA가 마이너스다. 저금리 기조도 무섭지만, 고금리 역시 은행들의 수익성에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는 얘기다.

기업 여신 역시 문제가 된다. 한국은행의 분석으로는 기업 여신의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국내 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요주의여신비율이 각각 0.3%포인트(1조 3000억 원), 0.63%포인트(2조 8000억 원) 높아졌다.

채권평가 손실도 커질 수 있다. 그동안 저금리 기조 탓에 은행들이 수익을 높이기 위해 채권 만기를 장기화하고, 회사채 보유규모를 늘려왔다. 김용선 한국은행 금융검사분석실 일반은행1팀장은 "실물경제가 호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 가계와 중소기업의 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진다"며 "은행의 충격흡수 능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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