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출할 때 보험·펀드 아예 못판다

  • 2013.10.13(일) 12:00

대출 전후 한 달간 판매하면 무조건 꺾기 간주
과태료도 건당 최고 5000만 원 수준으로 올려

#. A기업은 최근 한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서 매월 500만 원씩 내야 하는 방카슈랑스에 울며겨자먹기로 가입했다. A기업의 대표는 차라리 예전처럼 적금을 강요받는 게 낫다고 하소연했다. 방카슈랑스는 5년간 돈을 내고, 10년간 유지해야만 손해가 없어 실질적인 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내년 1분기부터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출해줄 때 전후 한 달 동안 대표나 임직원 등 관계자들에게 펀드나 보험상품을 팔 수 없다. 금융상품 강요행위(꺾기) 과태료도 전체 5000만 원 한도에서 건당 최고 5000만 원 수준으로 크게 강화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꺾기 근절방안을 발표했다. 꺾기란 은행이 중소기업이나 저신용자에 대출을 해주는 조건으로 원하지 않는 금융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행위를 말한다.

우선 꺾기 요건을 대폭 강화한다. 앞으론 대출 실행일 전후 한 달 이내에 보험이나 펀드를 팔면 대출금액 대비 비율이 1%가 안 되더라도 꺾기로 간주한다.

현재는 전후 한 달 이내에 판매한 예•적금과 보험, 펀드, 상품권 등의 월 단위 환산금액이 대출금액의 1%를 넘는 경우에만 꺾기로 처벌한다. 모든 상품에 대해 같은 1%룰을 적용하다 보니 특히 피해가 큰 보험이나 펀드 가입을 강요하는 꺾기를 적발하기 어려웠다.

규제 대상도 확대한다. 해당 중소기업은 물론 이 기업의 대표와 임직원, 가족 등 관계인에 대해서도 꺾기 규제를 적용한다.

과태료도 많이 늘어난다. 현재는 일정 기간 중 발생한 꺾기 행위 전체에 대해 5000만 원 한도에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론 건당 과태료가 5000만 원 수준으로 올라간다.

징계 대상도 해당 직원 위주에서 은행과 임원 위주로 확대한다. 현재 하위 세칙으로 있는 제재 규정도 시행령으로 격상한다.

아울러 꺾기에 대한 테마검사를 계속 시행하는 한편 내년엔 전체 은행에 대해 꺾기 실태점검에 나선다. 은행 내부적으로 중소기업에 금융상품을 판매했을 때 부여하는 가점도 낮춰 꺾기에 대한 유인 자체를 없애기로 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359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23.7%가 최근 2년간 꺾기 피해를 봤다. 대상 상품은 예•적금이 74.1%로 가장 많았고, 보험•공제(41.2%)와 펀드(28.2%)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권대영 금융위 은행과장은 “최근 꺾기 상품과 대상자가 확대된 신종꺾기가 늘고 있다”면서 “불합리한 영업 관행을 없애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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