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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의 상습 불법 계좌조회 파장 어디까지…

  • 2013.10.21(월) 16:01

신한은행이 유력 정•관계 인사들의 계좌정보를 불법으로 조회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이 즉각 특별검사에 나서면서 진위는 조만간 가려질 전망이다. 불법 계좌조회가 사실로 드러나면 신한은행은 도덕성 시비 등 직•간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한사태’ 항소심 판결과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의 연임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이 신한은행을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정치 사찰’ 논란으로 비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 신한은행, 조직적•반복적 불법 계좌조회

이번 사태의 첫 번째 쟁점은 신한은행이 실제로 고객 계좌정보를 불법적으로 조회했는지 여부다.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앞서 신한은행이 2010년 4월부터 9월까지 야당 중진의원들을 포함한 정•관계 주요 인사들의 고객정보를 불법 조회했다고 주장했다.
 
▲ 지난 18일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국회 정무위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불법 계좌조회 의혹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국정감사 답변에서 “평소 업무와 관련해 정보조회가 많이 이뤄진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그러자 금감원은 21일 신한은행에 검사역을 긴급 파견해 불법 계좌조회 혐의에 대한 특별검사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이미 불법 계좌조회 전과가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와 올해 7월 신한은행 종합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각각 5306회와 1621회의 고객정보 부당 조회 건을 적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신한은행 재일교포 주주들의 계좌를 약 5개월간 300건 넘게 조회한 사실이 드러났었다. 경영상 이해관계가 있는 재일교포 주주에 대한 계좌조회는 불법이 조직적으로 이뤄졌음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김기식 의원은 이번에도 영업부서가 아닌 경영감사부와 검사부에서 조직적이고 반복적으로 계좌조회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신한금융 전 고위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불법 계좌조회 사실은 이미 많이 알려졌었다”면서 “금감원도 이 사실을 모르진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 반대파 견제 외에 다른 목적도 있었나

신한은행이 조직적이고 반복적으로 불법 계좌조회를 했다면 자연스럽게 그 배경으로 관심이 옮아간다. 신한은행의 불법 계좌조회는 이른바 ‘신한사태’가 터지기 직전 기간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신한사태’는 신한금융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 간 내분을 말한다. 따라서 라 전 회장 측이 신 전 사장 측의 약점을 잡기 위해 불법으로 계좌를 들여다봤을 개연성이 가장 높다. 실제로 계좌조회 대상에 오른 인물은 신 전 사장의 호남인맥이나 가까운 지인들이 대부분이었다.

한발 더 나아가 MB정부 권력 실세였던 ‘영포라인’과의 연계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당시는 민주당이 라 전 회장에 대한 ‘영포라인’의 비호설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던 시기였다. 자연스럽게 라 전 회장과 ‘영포라인’의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졌다.

실제로 라 전 회장과 MB정권 실세들간 유착 의혹은 아직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라 전 회장이 차명계좌를 이용해 조성한 비자금 중 3억 원을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의혹도 같은 연장선 상에 있다.

◇ 신한은행 타격 불가피…정치적 쟁점 비화할 수도

신한은행의 불법 계좌조회가 이번에도 사실로 드러나면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른 은행들의 불법 계좌조회는 개인적인 이해관계나 호기심 등이 주된 이유라면 신한은행은 정치적인 목적이 강하다는 점에서 심각해진다. 

직접적인 영업상 피해도 예상된다. 불법 계좌조회로 다시 금감원의 제재를 받는다면 삼진아웃 규정으로 일부 영업정지 등 가중처벌을 받는다. 신한은행은 2010년 11월과 지난해 7월 차명계좌 개설과 동아건설 횡령 사건에 각각 연루되면서 이미 두 차례 기관경고를 받았다. 금감원은 특별검사 과정에서 불법이 드러나면 검찰 고발도 고려하고 있다.

‘신한사태’ 항소심 판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신한은행의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신상훈 전 사장 측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수 있다. 라응찬 전 회장과 이백순 전 행장 측이 반대파를 축출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신한은행을 동원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한동우 현 신한금융 회장의 연임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신한금융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한 회장의 후임을 연말까지 선임할 예정이다. 다만, 한 회장 취임 후 신 전 사장 측과 가까웠던 직원들이 계속 차별당하고 있다는 지적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야당의 유력 정치인에 대한 불법 계좌조회라는 점에서 정치 쟁점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라응찬 전 회장과 ‘영포라인’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면서 금감원과는 별도로 신한은행에 대한 검찰 고발 방침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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