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노동조합의 차기 집행부를 뽑는 선거가 현 김문호 위원장과 김창근 하나은행 노조위원장 간 양강 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새 노동조합 집행부는 최근 김창근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 금융계에는 KB국민의 관치금융 논란, 하나·외환은행의 통합 문제, 우리은행의 매각 등 금융계의 굵직한 이슈들이 여전히 잠복해 있다. 노동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금융노조 선거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사진은 올해 3월 9일, 전국금융산업노조 외환은행지부 전 노조원들이 서울 중구 본점에서 하나은행과의 합병저지 결의대회에 참석해 플래카드를 흔들고 있는 모습. |
박원춘 우리은행 신임 노조위원장은 조합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서울은행 출신인 김창근 후보는 하나은행과 합병으로 인한 고통과 고난을 겪으면서 누구보다 우리은행이 처한 현실을 잘 알고 있으며, 향후 우리은행의 메가뱅크 저지 및 올바른 민영화 쟁취에 도움이 될 것을 믿고 있다”면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우리은행 노조에 이어 박병권 국민은행 노조위원장과 지방은행 노조위원장들도 조만간 김창근 후보 지지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1만 1000여 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금융노조 내 3위 지부인 우리은행 노조를 시작으로 김창근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이 이어지면서 선거 판세도 현 위원장인 김문호 후보와 김창근 후보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김문호 후보는 국민은행의 성낙조 노조위원장 당선자와 유주선 신한은행 노조위원장의 지지를 받고 있어 여전히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특히 금융노조 위원장 후보로 나선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이 이날 후보 사퇴와 함께 김문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금융노조 혁신과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위해 김문호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노조 내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반대 세력들이 빠르게 결집하고 있어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금융권 현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에다 집행부 내 갈등으로 조직관리의 허점을 드러내면서 내부불만이 많다는 점도 김문호 후보에겐 부담이다.
금융노조 내 최대 지부인 국민은행 표가 분산될 공산이 커졌다는 점도 변수다. 금융노조 위원장에 도전장을 낸 정은석 후보를 비롯해 백운선(김문호 후보 사무처장), 소병문(김창근 후보 사무처장) 등 이번 선거에서만 3명의 후보자를 낸데다 박병권 현 위원장마저 김창근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탓이다.
김기철 후보의 사퇴와 함께 NH농협은행 지부의 표심이 김창근 후보로 얼마나 집중되느냐도 관심사다. 김창근 후보는 NH농협은행 지부 소속인 마재근 수석부위원장과 러닝메이트를 이뤄 선거에 나서고 있다.
김기철 후보가 사퇴하면서 오는 17일 치러지는 금융노조 차기 집행부 선거엔 정은석, 김문호, 김창근 후보 등 3팀이 경합을 벌이게 됐다. 집행부 후보는 위원장과 수석부위원장, 사무처장 등 3명이 한 팀으로 구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