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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감도는 혁신의 두 아이콘 애플과 비트코인

  • 2014.02.07(금) 14:33

모바일 전자결제 플랫폼 주도권 경쟁 시작
애플 iOS vs 안드로이드 대결도 불가피할 듯

예상치 않은 곳에서 터졌다. 비트코인과 관련한 많은 전망 글에서 거의 본 적이 없는 대립 구도다. 그러나 결국 터질 문제였다는 생각도 든다. 이 문제와 러시아 및 인도네시아의 비트코인 거래 금지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이틀 새 시장 평균가격이 100달러(블록체인) 이상 떨어졌다.

애플은 혁신의 아이콘이다. 컴퓨터의 개인화와 모바일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창의성을 인정받는다. P2P 네트워크에서의 전자인증과 관련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단숨에 치고 올라왔다. 새로운 혁신 아이콘으로 부상하는 중이다.

이들이 한판 붙었다.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비트코인 거래와 관련한 앱을 전면 퇴출시키면서 방아쇠가 당겨졌다. 애플은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비트코인 거래용 앱들을 삭제해왔다. 지난 6일(현지시간)엔 블록체인(Blockchain)이라는 비트코인 전자지갑 앱을 빼냈다.

애플은 블록체인 개발업체에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인해 앱스토어에서 삭제한다”는 짧은 이메일을 남겼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전 세계 대표 주자다. 관련 앱은 그동안 앱스토어에서 12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었다. 블록체인 설립자는 비트코인 예수로 불리는 로저 버(Roger Ver). 지난달 우리나라를 방문해 세미나를 열기도 했었다.


◇ 애플이 제기한 ‘해결되지 않는 문제’란?

공식적으로 애플은 비트코인 거래 앱들에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무엇인지는 분명히 밝히 않았다. 블록체인은 “애플 측이 이와 관련해 문제의 해결을 위한 어떠한 협의나 요구도 없었다”고 비난하고 있다.

미국 뉴욕에 있는 비트코인센터는 6일(현지시간) 이번 애플의 조치와 관련해 “스티브 잡스는 혁신가였는데,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며 “(애플이) 우리와 더 이상 함께 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우 유감스럽다”는 공식 성명을 냈다.

다만, 여러 나라에서 비트코인 거래를 불법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한다. 전 세계 모든 나라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인도 등 일부 나라는 비트코인을 불법으로 본다. 6일엔 러시아와 인도네이시아가 비트코인 거래를 금지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애플 입장에선 거대 시장의 정부가 불법으로 보는 비트코인을 유통하는 앱을 인정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블록체인 등 비트코인 전자지갑들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애플스토어 앱 개발 기준을 충족해 실제로 사용했던 것이라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최소한 애플이 정한 기술적인 문제는 아닌 셈이다.

◇ 모바일 전자결제 플랫폼 경쟁

이 때문에 이번 논란은 다시 결제 수단으로의 비트코인 즉 화폐 논쟁으로 번진다. 일부 나라에서 비트코인을 불법으로 보는 이유도 합법적인지 않은 결제수단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애플이 아이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 구축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지난달 확인됐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디지털 음원 유통 채널인 아이튠즈 계정을 이용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살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이폰의 실내 위치정보를 활용하는 아이비콘과도 연계된 이 서비스의 개념은 블루투스를 이용해 다양한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아이폰으로 결제하도록 한다는 얘기다.

이런 서비스는 이미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전철을 탈 때 어떤 사람들은 휴대폰을 대고 개찰구를 빠져나간다. 휴대폰 안에 모바일 전자카드가 들어 있고, 이와 개찰구는 무선통신으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애플이 전 세계 아이폰 사용자에게 독립적인 결제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결국 모바일 결제 시스템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 가상화폐 비트코인과의 필연적인 전쟁

이로써 비트코인과 애플의 모바일 전자결제시스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수면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블록체인은 애플의 앱 삭제 이후 곧바로 “이번 애플의 조치는 그들이 경쟁을 피하고 있으며, 앱스토어 유저들의 니즈를 고려하기보다는 애플의 결제시스템 독점을 보존하는 데 포커스를 맞추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혁신의 두 아이콘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의 표준을 놓고 실제로 경쟁할 것이라는 예상은 아직 이르기는 하다. ‘혁신’이라는 관점에서 애플과 비트코인이 비슷한 지위를 인정하더라도 그것의 실제 구현 전략은 작지 않은 차이가 있어, 단기적으론 애플과 안드로이드 진영의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커 보인다.

대부분 알고 있듯이 애플은 자신의 혁신성과 창의성을 따라오라는 인상을 풍긴다. 앱 정책에서도 애플은 자신의 기준을 수용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 애플의 철학과 디자인에 흠집을 내는 것을 용인할 의사가 없다. 그런 강한 통제로 애플과 아이폰의 가치를 유지한다. 스티브 잡스 사망 후에도 아직까진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 ‘애플 vs 안드로이드’ 새 국면

많은 사람이 예상하듯 기술적 진보로 이뤄진 손안의 PC 스마트폰은 앞으로 ‘금융결제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통신업자를 비롯해 단말기 제조사, 앱 개발사, 금융회사들까지 뒤엉켜 합종연횡이 이뤄지면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전쟁은 이미 예고돼 있다.

이 과정에 비트코인의 철학이 애플의 철학과 충돌한다. 애플과 비트코인 모두 신비주의적인 모습을 띠고 출발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창안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관련 시스템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비트코인 전자지갑도 대부분 오픈소스로 개발됐다. 안드로이드 진영과 개념적으로 유사하다.

중요한 것은 애플 유저가 훨씬 많은 미국과 유럽에서 비트코인이 제일 활발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생각보다도 스파크가 크다.  비트코인 진영에서 벌이는 애플 청원서 보내기 운동이나 안드로이드와 같이 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같은 맥락이다.

블록체인의 HTML5 기반의 오픈소스 전자지갑을 만드는데 기여한 카일 드레이는 비트코인 유저들에게 “그들의 조치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며 “애플에 항의하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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