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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M&A로 만들어진 한국 신 Big4 금융

  • 2014.05.14(수) 14:31

외환위기 후 30개 은행이 13개로 줄어
지배구조 안정 은행 모두 M&A로 성장
[우리은행 민영화와 솔로몬의 지혜]⑥

우리은행 민영화 즉 정부의 우리은행 지분 매각이 닻을 올렸다. 지금까지 떼어 판 부문을 고려하면 신한-KB-하나-농협이 4강 체제를 구축했다. 1위부터 4위까지 자산 기준 20조 원 내의 격차로 박빙이다. 기본적으로는 240조 원의 우리은행이 5위로 추락한 결과다. 은행그룹 전체로 보면 4강-3중-5약 구도다.

4강을 형성한 금융그룹의 역사는 M&A의 연속이었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마련된 타의였다. 지금 4강을 형성한 금융그룹은 이 기회를 잘 살렸다. 경쟁력을 위한 수단으로 대형화를 채택한 결과다. 이 흐름은 우리나라 금융지형을 크게 바꿔놓았다. 외환위기 전 우리나라의 은행은 총 30개였다. 지금 은행 숫자는 13개다. 절반 이상이 없어졌고, 그만큼 어디론가 흡수 합병됐다.

외환위기가 나기 전 은행권에 배치된 1진 기자는 보통 ‘조(흥)-상(업)-제(일)-한(일)-서(울)’ 은행을 맡았다. 설립 순으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은행이면서 5대 대형은행이다. 지금 이 이름들은 없어졌다. 은행 2~3진 기자가 맡던 신한-하나은행이 지금 은행권의 주류다. 국책•특수은행이었던 KB국민과 농협도 선두권이다.

신한-하나은행엔 강력한 리더십이 있었다. 이 리더십은 사실상 오너십에 가까웠다. 은행을 소유하진 않았지만, 출발 때부터 창립 멤버로서의 지위와 권위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면서 호흡이 긴 포석을 뒀다. 하나은행은 무려 27년(한국투자금융 포함)이란 세월을 윤병철, 김승유 회장 둘이서 진두지휘했다. 라응찬 회장의 집권은 무려 20년이다. 이 정도면 리더십은 자연스럽게 오너십이 된다.


이들 큰 별들이 물러나는 과정엔 볼썽사나운 일도 있었다. 신한-하나 모두 내부 권력 투쟁의 상처를 남겼다. 그러나 이것이 그들의 성과를 모두 갉아먹지는 않았다. 어찌 보면 그것 또한 그들의 경쟁력이라고 봐야 할지도 모른다. 판이 깨지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판이 깨지지 않았다는 것은 내부의 인물이 다시 승계했다는 점이다.

그 내부의 인물에 관한 평가는 지금 현재로선 여러 말이 있을 수 있다. 한 사람의 집권이 길면 길수록, 또한 그 사람의 성과가 많으면 많을수록 후임자는 계속 전임자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것은 지금이 아니라 다음 역사라는 점이다. 현재 진행형에 평가의 잣대를 들이대기는 어렵다. 최소한 경영 부문에선 그렇다. 그만큼 결과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영역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KB금융은 고비를 넘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 그것은 애초에 실현하기 어려웠던 ‘소매+소매’의 역풍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현재도 그때의 합병으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점을 보면, 그런 해석이 약간은 과도하다는 느낌도 든다. 합병한 지 10년이 넘은 상황에서도 여전히 리빙뱅크의 언저리에 있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농협은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조직적 분화를 겪었지만, 금융 판에서 다크호스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대부분 서비스업종이 그렇기도 하지만, 금융업에서도 네트워크와 채널로 대변하는 점포망은 상당히 큰 의미와 지위를 가진다. 그래서 농협은 우리 금융사에 언제나 잠재력이 있는 잠룡(이무기)였다.


출생 이력이 늘 발목으로 작용한 농협이 이젠 어느 정도 그 족쇄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번 그들의 우리투자증권의 인수가 그렇다. 이를 통해 그들은 대한민국 금융 4강으로 진입했다. ‘농민’ 호적을 바꾼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묶여 있던 고삐가 어느 정도 풀린 농협금융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

그동안 족쇄처럼 느껴진 ‘농민 조합’은 어느 은행 고객보다 충성도가 높다고 봐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농민 조합 금융의 선전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선출직인 농협중앙회장 자리는 선거 때마다 변동성이 크다고 볼 수도 있으나, 다른 어느 조직보다 강력한 힘도 있다. 부침이 있지만, 무시하기 힘든 경쟁자가 된 것만 보더라도 큰 변화다.

4강의 면면은 모두 강력한 리더십을 특징으로 한다. 그들의 폭풍 성장기에 M&A로 일을 도모한 것은 더욱 그렇다. 관료 조직보다 더한 은행 조직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오너십에 버금가는 리더십으로 그들은 이렇게 4강 체제를 구축했다.

[글 싣는 순서]
①불완전변태 한빛은행의 탄생
②장사꾼 故 김정태의 ‘국민+주택’ 합병
③김승유의 서울•외환은행 주워 먹기
④라응찬의 세력 바둑 조흥과 LG카드
⑤한국의 CA 꿈꾸는 농협의 민간 체험
⑥M&A로 만들어진 한국 신 Big4 금융
⑦재미없어진 마지막 승부 우리은행 매각
⑧금산분리 규제에 덧씌워진 오너리스크
⑨虛虛實實 희망수량 매각 방식의 승자는?
⑩경영권 매각을 배제한 어떤 것도 꼼수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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