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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ING사태 데자뷰?…이번엔 임 회장이 당하나

  • 2014.05.23(금) 16:22

전산시스템 교체 따른 내분 사태로 메가톤급 후폭풍 전망
행장에 발목 잡힌 회장 리더십 타격 불가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극단으로 치닫던 KB금융그룹의 내분이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국민은행 경영진과 사외이사들 간 갈등의 골이 여전해 온전한 수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적당한 선에서 봉합되더라도 메가톤급 후폭풍이 예상된다. 우선 금융감독원이 KB금융 전반에 대한 고강도 특별검사에 들어가면서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임영록 KB금융 회장이나 이건호 국민은행장 둘 중 하나는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

지배구조가 사실상 와해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임 회장이 이번 일로 리더십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조기 레임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과정에서 사외이사 편에 서서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에게 결정타를 입혔던 임 회장이 이번엔 거꾸로 역풍을 맞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 합의점 도출은 다음 주에

국민은행은 23일 긴급이사회와 감사위원회를 동시에 열어 전산시스템 교체에 따른 논란에 대해 해법을 모색했다. 하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27일 다시 회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고 전산시스템을 기존 IBM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기반으로 전환하기로 의결했다. 하지만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가 안건의 보고서에 왜곡이 있다면서 재고를 요청했고, 사외이사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이 대립했다.

특히 애초 정 감사와 사외이사들 간 갈등이 이건호 행장과 임영록 회장 간 대립 구도로 확산된데다, 금감원이 특별검사에 착수하면서 내분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양측은 일단 적당한 선에서 합의점 도출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파장이 더 커지면 양측 모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이사회 직후 “이사회가 늘 거수기라고 비판하다가 토론이 이뤄지니까 갈등이라고 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갈등설을 일축했다.

 


◇ 메가톤급 후폭풍 닥칠 듯

하지만 양측의 합의점 도출 여부와는 상관없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금감원이 특별검사에 착수하면서 심각한 내부 갈등을 빚은 임 회장과 이 행장 모두 징계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사회 안건 보고서가 조작됐거나 왜곡이 있었다면 사외이사진은 물론 여기에 찬성한 KB금융지주 경영진은 치명타가 불가피하다. 반대로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으면 이 행장과 정 감사 등이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특히 임 회장은 이래저래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주회사 차원에서 추진하던 전산시스템 교체 작업에 사실상 제동이 걸리면서 그룹 전반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어서다.

여기에다 금융위원회가 공개적인 권한 행사만 허용하는 등 금융지주 회장의 권한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어 엎친데 덮친격이 됐다. 일부에선 때이른 레임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 ING 내분 사태 데자뷰?

2012년 ING생명 사태도 새삼 거론되고 있다.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은 당시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에 사활을 걸었지만 결국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취중 소동’ 사건마저 겹치면서 어 전 회장의 레임덕을 가속화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임 회장은 어 전 회장의 지휘를 받고 있는 KB금융지주 사장이면서도 사외이사 편에 서서 결국 어 전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그 결과 어 전 회장에 이어 임 회장이 KB금융 회장 자리에 올랐지만, 이번엔 자신이 거느린 계열사 CEO에 발목이 잡힌 형국이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은 지배구조가 취약한데다 낙하산마저 횡횡하다 보니 내부 알력 다툼이 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사태는 KB금융의 지배구조 자체를 위협하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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