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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Story]KB금융 경영진 집단 퇴장?

  • 2014.06.09(월) 17:44

내분 사태 임영록 회장·이건호 행장 동시 중징계 받을 듯
회장과 은행장이 함께 옷 벗는 사상 초유의 사태 올 수도

KB금융그룹이 칼날 위에 섰습니다. 부당대출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태에 이어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갈등으로 최고 경영진이 모두 옷을 벗게 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특히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갈등은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간 대립 양상으로 번졌고, 결국 스스로 금융감독원에 특별검사를 요청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금융회사가 내부 경영 사안으로 감독기관인 금감원에 중재를 요청한 건 사상 초유의 일입니다. 부부싸움을 하다가 경찰에게 심판을 봐달라고 한 꼴인데요.

KB금융의 극심한 내분 사태는 낙하산 인사에 따른 폐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주인 없는 조직에 낙하산 인사 관행이 굳어지면서 내부 통제에 균열이 생겼고, 그러면서 안팎으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KB금융의 내분 사태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요? 아무래도 가장 큰 관심사는 누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질 것인가입니다. 그러려면 먼저 책임 소재를 가릴 필요가 있는데요. 일단 이 행장이 책임론이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집니다. 집안싸움의 특성상 최고 책임자인 임 회장 역시 관리 책임을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금감원은 임 회장과 이 행장 모두에게 중징계를 예고하고 나섰습니다.

 


◇ 내분 사태 쟁점은 

 

셜리 위 추이 한국IBM 대표는 지난 4월 이 행장에게 이메일을 하나 보냈습니다. 내용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산시스템을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리스크와 함께 비용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메일을 받은 이 행장은 곧바로 검토를 지시했습니다.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도 전산시스템 교체를 결정한 이사회 논의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서 재검토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임 회장과 사외이사들은 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러자 정 감사가 금감원에 특별검사를 요구하면서 일이 커지게 됩니다.

결국,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를 결정한 이사회 논의 과정이 적절했는지, 로비나 비리는 없었는지가 가장 큰 쟁점입니다. 반대로 이 행장과 정 감사의 재검토 요청이 과연 적절했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 금감원의 판단은

금감원은 지난 5일까지 특별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일단 리베이트 정황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사실 계좌 추적만으로 리베이트 여부를 판단하는 건 애초부터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의사결정 과정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판단은 두 보고서가 열쇠입니다. 전산시스템 교체를 결정할 때 이사회에 제출된 검토보고서와 이 보고서가 왜곡됐다고 지적한 감사보고서가 관건이라는 건데요.

금감원은 특별검사 초기엔 감사보고서의 신빙성에 의문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산시스템을 잘 모르는 경영진이 국민은행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IBM 측의 일방적인 주장에 끌려다녔다는 겁니다.

이후 이사회 결정의 근거가 된 검토보고서 역시 유닉스 전환에 따른 리스크와 비용을 빠뜨리거나 은폐한 정황이 일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특정 의도나 고의성 여부가 잘잘못을 가리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내부통제 구멍

뚜렷한 리베이트 정황이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두 보고서 모두 결정적인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결국 금감원의 타깃은 관리 책임으로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금감원은 경영상 판단에 해당하는 전산시스템 교체의 적절성보다는 내부 갈등 자체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결국, 내부 경영 갈등을 외부로 표출하면서 조직적 혼란과 함께 사회적 파문을 불러온 내부통제 시스템과 리더십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일차적인 타깃은 이건호 행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은행 감사로 취임한 이후 좌충우돌하고 있는 정병기 감사 역시 마찬가진데요.

 

IBM의 주장을 이사회로 옮기면서 갈등을 키웠다는 겁니다. 일부에선 이번 사태가 정 감사의 돈키호테식 일 처리와 이 행장의 원리원칙주의가 맞물리면서 빚어진 참사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 리더십도 공백

특히 이 행장은 일련의 과정에서 사외이사는 물론 내부 임직원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면서 리더십에 큰 허점을 보였습니다. ‘내부 임직원이 지주회사와 짜고 보고사항을 고의로 왜곡하는 등의 집단행동을 한 만큼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는 내용이 감사보고서에 들어갔을 정도라고 합니다.

IBM의 주장만 믿고 전산시스템 교체 결정을 뒤집은 것 자체가 내부 IT본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 행장은 정 감사의 특별검사 요청을 막을 수 없었다면서 책임을 떠넘기는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에 가려 한 발 비켜서 있긴 하지만, 임영록 회장 역시 리더십에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갈등이 터지고, 확대되고 또 봉합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임 회장은 전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마저 놓치고 말았습니다.  

◇ 두 CEO의 거취는

금감원은 9일 오후나 10일 오전 제재 사항을 통보하고, 26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합니다. 임 회장은 국민카드의 개인정보 유출에다 이번 사태에 따른 관리 책임을 함께 져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행장도 도쿄지점 부당대출 건부터 각종 금융사고에 이르기까지 책임져야 할 사안이 많습니다.

 

두 CEO는 물론 정 감사와 국민은행 사외이사들도 제재 대상에 올랐는데요. 금감원은 최근 잇단 사건•사고에 대한 가중처벌 차원에서 임 회장과 이 행장 모두에게 중징계를 예고했습니다. 금융그룹 회장과 은행장이 동시에 중징계를 받는 건 사상 초유의 일인데요.

 

그만큼 금감원이 일벌백계 차원에서 작심을 했다는 겁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9일 KB금융의 내분 사태에 대해 “기본의 문제이고, 금융 모럴(도덕)의 문제”라면서 중징계 방침을 강조했습니다. 

 

중징계를 받으면 퇴임 후 3∼5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금지되지만 보통 현직에서도 바로 물러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최악에는 임 회장과 이 행장 모두 옷을 벗게 될 수도 있다는 건데요. 다만, 일부에선 KB금융의 일, 이인자가 한꺼번에 물러나면 조직이 다시 한번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정 감사 내지는 이 행장만 현직에서 물러나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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