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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제운용]신제윤 위원장의 변신은 무죄?

  • 2014.07.24(목) 15:35

LTV•DTI 큰 틀 변화 없다더니 한 달 만에 180도 변신
금융위는 장황하고 황당한 해명으로 오히려 도마에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180도 변신했다.


담보대출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모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뜻대로 빗장이 확 풀렸다. LTV•DTI는 부동산이 아니라 금융정책이라던 신 위원장의 소신은 불과 한 달 만에 급선회했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장황한 해명이 오히려 더 빈축을 사고 있다. 기존에 내세웠던 논리를 스스로 뒤집거나 해명 내용 자체가 서로 배치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럴듯한 변신의 명분을 찾다 보니 오히려 더 오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금융위원장 한 달 만에 변신

신 위원장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LTV•DTI 규제 완화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고수해왔다. LTV•DTI는 부동산 정책이 아니라 가계부채와 금융회사 건전성을 관리하는 금융정책 수단이라는 소신에서다.

하지만 최경환 부총리 취임과 함께 신 위원장의 생각이 달라졌다. 신 위원장은 실물경제를 지원할 수 있는 거시정책 수단으로 쓸 수 있다면 합리적으로 고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LTV•DTI는 기획재정부 안이 100% 수용됐다. 금융위는 애초 LTV 규제는 풀더라도 DTI는 사수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오래 버티진 못했다. 앞으로 ‘차주 상환능력 중심의 여신심사 관행’을 유도하겠다고도 밝혀 추가 완화 내지는 완전 폐지를 위한 여지도 열어놨다.

◇ 앞뒤 안 맞는 해명으로 도마

금융위는 그러면서 앞뒤가 안 맞는 장황한 해명을 내놔 도마에 오르고 있다. 금융위는 우선 LTV•DTI를 풀더라도 가계부채 증가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집값 전망과 가계의 주택구입 여력 등을 고려할 때 대출 한도를 늘린다고 해서 집을 더 사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지난해 ‘주택금융 수요 실태조사’에서 집을 살 때 불만족 요인으로 ‘대출금액 한도’라고 응답한 비율이 2.2%에 그쳤다는 논거도 제시했다. 여기에다 2012년 5월 서울 강남 3구에 대한 투기지역 해제 조치 후 가계부채 증가율이 오히려 둔화됐다는 통계도 꺼냈다.

금융위의 해명대로면 굳이 LTV•DTI 규제를 풀 이유가 없어진다. 가계부채나 부동산 시장에 아무런 영향도, 효과도 없는 규제를 그동안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있다가 그냥 풀었다는 얘기가 된다.

금융위가 내세운 효과는 실수요자의 자금조달 애로 해소와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 개선이다. 반면 자금조달에 애로를 느끼는 비율이 2%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근거가 약하다. 다만, 은행들의 대출 여력이 늘면 그동안 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던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상호금융에서 대출을 받던 사람들이 은행 대출로 갈아 타면 상호금융회사의 경영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소득 증가는 불투명한데 빗장만 풀어

그러면서 금융위는 또 다른 논리를 내세웠다.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정상화가 상충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 가계부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선 또 LTV•DTI를 풀면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것이란 전제를 깔았다.

아울러 가계부채는 절대적 규모보다는 가계의 상환능력 즉 소득과 비교한 상대적 규모가 더 중요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60%를 넘어서면서 이미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LTV•DTI가 유지된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율은 6%로 경제성장률(3%)과 가처분소득 증가율(2.9%)의 두 배에 달했다. 금융위는 이번 대책에 따라 소득이 늘면 상환능력도 좋아진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소득이 늘어날지는 불분명한데 가계부채의 빗장만 풀어놓은 셈이다.

◇ “장황한 해명 금융위 꼴만 우스워져”

금융위는 또 LTV 60% 초과 대출을 일률적으로 고위험 대출로 분류하는 건 적절치 않다거나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구조적 특성상 외국의 DTI 기준인 40% 선을 그대로 적용하긴 곤란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동안 LTV•DTI 규제 근거와 목표를 완전히 부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금융위는 부동산 대출 규제를 풀어 부동산 시장을 살리겠다면서도 현재 부동산 시장이 침체해 있으니까 부작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이상한 논리로 변신을 정당화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도 금융위는 “LTV•DTI 규제에 혼재되어 있던 부동산 정책 측면의 고려 요인을 제거해 애초 의도한 금융안정 규제로서 취지에 충실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부양을 위해 LTV•DTI를 잠시 접어두겠다는 해명이 오히려 더 깔끔했을 것”이라면서 “장황한 해명을 늘어놓다 보니 오히려 금융위의 꼴만 우습게 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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