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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피아는 없다" 손보협회의 홀로서기

  • 2014.08.12(화) 16:42

차기 손해보험협회장에 장남식 전 LIG손보 사장 사실상 내정
은행·생보협회장도 민간 출신이 유력…관피아 공백 잘 메울까

1년 가까이 공석이던 차기 손해보험협회장이 조만간 뽑힌다. 장남식 LIG손해보험 전 사장이 사실상 내정됐다. 

이번 손보협회장 선임은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 정부가 관피아 척결을 내세운 후 첫 금융협회장 선임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손보사 출신이 손보협회장에 오르면서 올 하반기 임기가 끝나는 은행연합회장과 생명보험협회장 역시 해당 업계 출신이 유력해졌다.

다만, 그동안 금융투자협회를 뺀 대부분 금융협회장을 독식해온 관피아의 공백을 메우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전히 관의 입김이 센 상황에선 민간 출신 협회장이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데다, 특정 대형사가 협회를 좌지우지하면서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차기 손보협회장 후보에 오른 김우진(왼쪽)·장남식 전 LIG손보 사장


◇ 장남식 LIG손보 전 사장 차기 손보협회장 내정

손해보험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2일 LIG손보 대표를 역임한 김우진, 장남식 LIG손보 고문을 차기 협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간 공석이던 손보협회장은 오는 18일 사원총회에서 최종 투표로 결정된다.

애초엔 이수창, 지대섭 전 삼성화재 사장과 서태창 현대해상 사장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꼽혔다. 하지만 업계 1, 2위 출신이 협회장이 되면 화합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자연스럽게 후보직에 배제됐고, 그러면서 LIG손보 출신이 맞붙는 구도가 됐다.

김우진 전 사장은 1953년 경남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 당시 럭키금성으로 입사한 후 LG그룹 기획조정실을 거쳐 92년 현 LIG손보로 이동한 후 재경본부 부사장,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사장보다 한 살 젊은 장 전 사장은 부산 출생으로 부산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왔다. 역시 80년 현 LIG손보로 입사한 뒤 법인영업총괄 부사장을 비롯해 영업총괄, 경영관리총괄 사장을 맡았다.

◇ 사무금융 노조 반대에 김우진 전 사장 자진 사퇴

이번에 후보에 오른 두 사람은 모두 손보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해당 업계의 목소리를 잘 대변해야 하는 협회장 후보로서 큰 무리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출신이 모두 물러나면서 갈등의 요인도 미리 없앴다.

다만 김우진 전 사장에 대해선 사무금융 노조가 반대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2008년 LIG손보 자회사 두 곳에서 노조가 만들어졌을 때 대화를 거부하고, 노조를 탄압해 결국 파업에 이르게 했다는 이유에서다. 사무금융 노조는 김 전 사장이 LIG손보를 망가뜨린 책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전 사장 자신도 LIG손보 후배와의 표 대결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손보협회 측에 자진 사퇴 의사를 표시했고, 그러면서 장 전 사장이 사실상 내정됐다. 

◇ 일부에선 관피아 공백 잘 메울까 의문도

장 전 사장이 회원사 투표를 거쳐 차기 손보협회장으로 확정되면 박종익 전 메리츠화재 대표 이후 12년 만에 민간 보험사 출신이 손보협회장이 된다.

올 11월과 12월 임기가 끝나는 은행연합회장과 생명보험협회장 선임 과정에서도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관피아 척결을 내세운 만큼 두 협회장 모두 해당 업계 출신이 자리를 꿰찰 공산이 커졌다. 그러면 관료 출신 금융협회장은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과 최규연 저축은행중앙회장 등만 남게 된다.

일부에선 민간 출신 금융협회장 선임에 따른 우려도 나온다. 그동안 관피아 출신이 독차지해오던 자리를 민간이 맡으면서 금융당국과의 교감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협회장 자리를 두고 회원사 간 갈등이 빚어지거나, 일부 대형사가 협회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민간 출신이 금융당국을 대상으로 과연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있다”면서 “관피아가 문제긴 하지만 해당 업계 출신만 고집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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