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KB금융, 여전히 가시밭길

  • 2014.08.22(금) 03:30

그룹 1, 2인자 동시 유고사태 간신히 면해
1,2인자간 갈등 여전…내부 줄서기도 극심
국민은행 브랜드와 영업력 회복이 최우선

KB금융그룹이 벼랑 끝에서 한숨을 돌렸다.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한 징계 수위가 중징계에서 경징계로 낮춰지면서 그룹 1, 2인자가 한꺼번에 자리에서 물러날 수도 있는 최악의 경영공백은 일단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KB금융 호의 앞날은 여전히 순탄치 않다. 임 회장과 이 행장 간 갈등의 골이 깊은 데다, 임직원의 줄서기와 내부 분열이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에 달했기 때문이다. 석 달 가까이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면서 추락한 영업력과 내부시스템 정비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 징계 잔혹사 일단 면했다

KB금융은 이번에 임 회장이 중징계를 면하면서 역대 최고경영진(CEO) 5명이 모두 중징계를 받는 잔혹사를 일단 면하게 됐다. 그룹 1, 2인자가 동시에 중징계를 받으면서 빚어질 수 있는 리더십 공백도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앞날은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경징계로 일단 한숨 돌리긴 했지만, 두 CEO 간 갈등의 골이 워낙 깊어 과연 앞으로 제대로 손발을 맞출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건이다. KB금융 내부 임직원 간 갈등과 반목도 간단치 않다.

임직원과 사외이사, 노조가 모두 갈가리 찢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KB금융 내부적으론 이미 임 회장 라인과 이 행장 라인이 분명하게 갈렸다. 국민은행 일부 부행장이나 본부장은 은행장을 거치지 않고 회장 측에 직보하는 등 보고라인이 무너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 당장 국민은행 인사가 중요한 숙제

당장 임직원 인사가 중요한 분기점이다. KB금융은 현재 KB투자증권과 생명, 자산운용, 부동산신탁, 신용정보 등 5개 계열사 대표의 임기가 끝났지만, 아직 후임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행 역시 리스크관리본부장과 상품본부장 등 본부장 4명의 임기가 끝났다. 특히 국민은행의 경우 임원 인사 과정에서 임 회장과 이 행장이 힘겨루기에 나서면서 재차 갈등이 폭발할 수도 있다.

그동안 회장과 은행장 퇴진을 요구해온 노동조합과의 관계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이 리더십과 도덕성에 깊은 상처를 입으면서 대내외 업무를 수행하는 데도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론 지배구조 개편 문제도 도마에 오를 수 있다.

◇ 국민은행 경쟁력 어떻게 회복할까?

무엇보다 가장 큰 숙제는 KB금융 전반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일이다. KB금융은 석 달여 가까이 경영공백과 내부 혼란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예금 점유율은 지난해 말 20.9%에서 올 6월 말 20.5%로 0.4%포인트 떨어졌다. 이 예금들은 신한과 농협 등 다른 경쟁은행들이 가졌다. 올 상반기 국민은행의 방카슈랑스 신규 판매 금액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영업력도 문제지만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 회복도 급선무다. 잇단 사건사고로 동네북이 된 데다, 그룹 1, 2인자가 제재심에 불려다니면서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LIG손해보험 인수를 잘 마무리하는 것도 발등의 불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임 회장과 이 행장 모두 경징계가 확정되면서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된 만큼 이제 KB금융 조직의 발전을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화해하고 또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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