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패키지 매각…약일까, 독일까

  • 2015.10.05(월) 18:25

'우투 패키지'와 달리 단일 가격만 써낸다
산은자산운용 '작은 혹' 얹어 한방에 해결

산업은행이 금융자회사인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을 묶어 파는 패키지 매각 방안을 확정했다.

 

애초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의 패키지 매각처럼 다양한 가격과 다양한 방식을 인정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매수 희망자가) 단일한 가격만 써낼 수 있는 패키지 매각으로 진행한다. 사적 영역에 속하는 우투 패키지 매각과 달리 산은의 금융자회사 매각은 국가계약법을 적용 받는다. 단일한 방식으로 논란의 여지를 없애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다. 

대우증권 인수 희망자는 반드시 산은자산운용을 함께 인수해야 한다. 파는 쪽 입장에선 대우증권을 사려는 쪽의 강한 의지를 이용해 한방에 '혹' 하나를 떼어낼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 M&A는 복잡하면 실패한다?

지난 8월 대우증권 매각 방침을 발표할 당시 산업은행은 패키지 매각이라 해도 개별 매각 가능성이나 조건부 패키지 등의 방식을 열어 놓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 이대현 산은 정책기획부문 부행장은 개별매각을 병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고, 우투 패키지 매각 때처럼 다양한 가격이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투 사례를 연구해 매각주관사와 함께 공고 전에 룰을 정할 예정"이라고도 말했다.


하지만 이후 매각주관사 등의 법률 검토 결과 산은의 금융자회사 매각은 국가계약법 적용을 받아 두 가지 이상의 방식을 병행할 수 없도록 돼 있는 점을 확인했다. 즉 패키지 물건의 가치를 합산해 하나의 단일 가격만을 써내야 한다.

우투 패키지 매각은 당시 매각주체인 우리금융지주가 공공기관이 아니어서 해당 M&A에 대해 국가계약법을 적용받지 않았다. 따라서 다양한 방식을 열어놓고 우투와 우리아비바생명 각각의 가격과 합산한 가격을 써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다양한 가격들이 제시되면서 정부와 우리금융이 막판까지 고심했던 점에 비춰보면 단순한 매각방식인 셈이다. 산은 관계자는 "M&A는 복잡하면 실패한다"며 "논란의 여지 없이 단순한 것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산은 입장에선 가장 잘 팔릴 수 있는 방식을 택했다. 인수 희망자 태핑과정에선 대우증권 개별 매각방식을 선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 경우 산은자산운용이 팔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산은으로선 부담이다. 패키지 매각으로 한 번에 해결하려는 셈법이다.

◇ 대우증권에 붙은 혹, 산은자산운용은 어떡하지

현재까지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KB금융지주, 미래에셋그룹, 한국투자금융지주 등 대부분은 대우증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 입장에서 산은자산운용은 '혹'으로 여겨질 수 있다. 산은자산운용은 일반적인 주식운용보다는 국가에서 하는 정책성 펀드운용을 주로 해왔다. 이런 점들이 일반 금융회사로선 매력으로 비춰지지 않는다.

다만 IB한 관계자는 "혹이 얼마만한 크기이냐의 문제"라며 "우투 매각 당시엔 우투가 1조 원 가량 됐고 생명이 2000억 원 정도로 큰 비중이었지만 산은자산운용은 대우증권에 비해 워낙 작아서 매각 자체를 좌우하진 않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부가로만 보면 대우증권은 1조 7758억 원이고, 산은자산운용은 634억 원에 불과하다. 현재 인수후보자로 거론되는 대부분의 금융회사가 대우증권에 대한 인수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대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의 크기란 게 산은의 속내이기도 하다.

 

대우증권을 원하는 인수 후보자라면 산은자산운용을 원하는 후보자와 함께 인수단을 꾸리거나, 농협금융이 우투패키지 인수 후 우리아비바생명을 팔았듯이 향후 산은자산운용을 파는 방법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 인수 채비 나선 후보자는?


산은은 오는 8일께 매각공고를 내고 11월초쯤 입찰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현재 KB금융지주, 미래에셋그룹, 한국투자금융지주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KB금융지주는 인수자문단을 꾸리는 등 본격적인 채비에 나섰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대우증권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며 "물건이 좋으면 가격은 둘째 문제로, 인수해서 어떻게 잘 운영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적극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미래에셋 역시 최근 1조 원대의 증자로 M&A 실탄을 마련하는 동시에 배수의 진을 치기도 했다. 반면 중국 자본의 참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중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대규모 투자가 어려울뿐 아니라 시틱증권 등 증권사에 대한 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IB한 관계자는 "중국이 증권사에 대해 대대적인 사정을 하는 것 같다"며 "대우증권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시틱그룹의 경우 증권대표와 관련 임원 등이 형사고발을 당한 상태여서 외부로 눈을 돌리기 힘든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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