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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박근혜 대통령의 40년 전 얘기

  • 2015.10.21(수) 11:25

박 대통령의 아버지 역사 복원(?)
금융계 피로 증가…"이제 그만요"

 

 

 

"전세살이 설움이 컸다고 합니다. 그 집 주인이 은행원이었다네요. 나중에 대통령이 돼서 은행원 봉급을 확 깎았다고 하더라고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은행원의 악연에 대한 얘기인데요. 다른 버전도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집 건너편에 은행 대리가 살았는데, 씀씀이가 너무 커 그때부터 은행원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생겼다는 겁니다. 박 전 대통령이 전세살이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 집 건너편에 은행원이 살았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아무튼, 그런 감정적인 이유가 은행원 임금 삭감의 이유로 꼽혔고, 실제 삭감되기도 했습니다. 더 의아한 것은 이런 우스개소리가 또다시 은행원들 사이에서 오가고 있다는 겁니다.

딱 40년 전의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다시금 벌어지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하고 있으니 말이죠.

 



요즘들어 이상하게 과거 얘기를 자꾸 하게 됩니다. 청년희망펀드를 보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 때의 방위성금을 떠올리는가하면, 이번엔 그 당시의 은행원 연봉 삭감이 또다시 오버랩되니 말이죠.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 때문일까요. 아니면 과거에 대한 아쉬움이 많아서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보고 배운대로?. 이유가 뭐가됐든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에 대한 마음, 그 화룡점정은 국정교과서인 듯 합니다. 과거를 아예 다시 쓰겠다는 것이죠. 국가에서 말이죠.

 



국정교과서를 밀어부치는 모습을 보면 정부 주도의 은행원 연봉 삭감도 아예 불가능해 보이지도 않습니다.


40년 전 기사를 찾아봤습니다. 1975년 4월이네요. 당시 동아일보(1975년 4월 21일)에 '은행원 월급 30~40% 줄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재무부가 서정쇄신작업의 하나로 각 금융기관 직원의 시간외수당을 전액 삭감하도록 지시했다는 내용입니다. 수당이 삭감되면서 은행원 월급이 기존보다 30~40%나 줄게 됐다는 겁니다.

논란이 되기도 한 모양입니다. 동아일보(1975년 11월 11일)는 한 국회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재무부가 은행 서정쇄신을 이유로 봉급에 관한 지침을 시달한 것은 근로기준법에 의한 단체협약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는 내용을 실었습니다.

 


이런 조치는 1983년에야 풀렸습니다. 동아일보(1983년 10월 27일)의 '은행원 봉급 자율화 방침' 기사를 보면 '정부는 은행원 봉급을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한자 일색에 세로쓰기 신문이 이제는 참 낯설죠. 그런 중에 눈에 들어오는 게 있습니다. 재무부가 내세운 서정쇄신(庶政刷新)인데요. 일본식 표현인 듯 한데, 간단히 얘기하면 공무원들의 부정부패를 없애자는 내용이더군요. 내용은 다르지만 이 역시 40년이 지난 지금 박근혜 대통령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세우는 금융개혁과도 왠지 닮아있다는 느낌!

 


서정쇄신과 은행원 연봉 삭감, 그리고 지금 금융개혁과 은행원 연봉이 무슨 상관이죠. 물론 최 부총리의 말마따나 은행원 연봉이 깎이거나 은행 영업시간이 늘어나는 게 금융개혁이라면 가뜩이나 체감 안 된다고 난리인데 체감은 확실히 되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은행원의 연봉이 논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니까요. 엄밀하게 따지면 연봉보다는 호봉제라는 임금체계의 문제일텐데요. 그렇다고 해도 정부와 관련단체가 마치 입을 맞춘 듯 구체적인 수치를 가이드라인인양 제시하는 문제는 달라 보입니다.


지난 15일 고용 관련 학회가 '임금피크제 도입 일반모델 안'을 발표하면서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은행원의 연봉을 50%를 깎아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40년 전처럼 지침을 내릴 순 없겠죠. 대신 군불을 떼는 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습니다.

 

박 대통령과 아버지의 40년 전 얘기 이제 그만 떠올리고 싶습니다. MB정부 때 금융 역사가 한 10년 쯤 후퇴했다고들 얘기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개발연대식 금융 마인드 때문이었는데요. 이번엔 아예 40년 전 쯤으로 돌아갈까봐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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