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보다 낫다'는 대우조선 4.2조 지원

  • 2015.10.29(목) 16:55

산은 몫 2.6조..대우조선 부채비율 500% 밑으로
'밑 빠진 독' 우려 여전..산업재편 이뤄져야 지적도
"2019년에야 정상화 가능"..체력 갖춰 매각 병행

대우조선해양에 4조 2000억 원에 달하는 유동성이 지원된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실사한 결과 내년 상반기까지 발생할 수 있는 부족자금을 감안한 지원금액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이 살아날 수 있느냐 여부다. 산업은행은 유동성 지원과 함께 강력한 내부 자구계획을 통해 내년부터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완전히 홀로서기할 수 있는 경영정상화 시점은 오는 2019년으로 내다보고 있다.

산은과 수출입은행이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배경은 대우조선해양이 파산하는 것보다 지원해서 살리는 게 채권단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국가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STX조선해양 등 중소형조선사들 처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는 여전하다. 산업 구조재편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 정용호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이 29일 여의도 산업은행 별관에서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4.2조 지원..이중 산은 2조 자본확충 투입


대주주인 산은과 최대채권은행인 수은이 주도해 신규출자와 신규대출 방식으로 4조 2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한다. 이 가운데 2조 6000억 원이 산은의 몫이고, 나머지 1조6000억 원을 수은에서 지원한다. 산은이 지원할 2조 6000억 원 중 ▲2조 원을 유상증자에 쓰고, 6000억 원을 신규 대출로 지원하거나 ▲1조 원을 유상증자하고, 1조6000억 원을 신규대출(이 중 1조 원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놓고 저율질하고 있다.

유상증자는 오는 11월 6일 대우조선과 MOU(경영정상화를 위한 협약)를 체결한 이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정용석 산은 기업구조조정본부장은 29일 기자간간담회에서 "현재 발행가능 주식수가 부족해 당장 2조 원을 증자하기 힘들다"며 "11월부터 순차적으로 수권자본금을 늘린 후 신속하게 유상증자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올해 연말 4000%까지 치솟는 부채비율은 2016년말 420%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산은, 수은, 모역보험공사는 신규 발급 선수금환급보증(RG)의 90%를 각각 3분의 1씩 공급키로 했다. 시중은행들도 기존 거래 유지, RG발급, 외국환거래 등 영업활동에 필수적인 금융거래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 2019년에야 정상화 가능

이번 지원방안은 대우조선의 부족자금을 올해 1조 8000억 원, 내년 상반기까지 최대 4조 2000억 원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산출한 금액이다.

산은이 삼정회계법인을 투입해 실사한 결과 올해 하반기 이후 영업외손실까지 포함, 최대 3조 원의 잠재적인 추가손실 발생 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2조 원은 건조 원가 상승 때문이고, 나머지 1조 원은 대우망갈리아의 부실 누적, 풍력 드윈드, 해운 자회사 등 조선업과 무관한 타업종 진출 실패로 인한 손실로 파악했다.

산은은 올해 수주한 해양 플랜트 건조 손실과 해외 자회사 처리비용 등 향후 손실 요인을 반영함에 따라 내년도부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 본부장은 "2016년까지는 공사 충당금 환입의 요인이 커 진정한 영업이익으로 볼 수 없고, 2017년부터 영업이익이 난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역시 이것만으로는 정상화됐다고 보기 어렵고, 재무상태나 시장의 신용도 등을 고려할 때 완전한 경영정상화 시점은 2019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은 대우조선의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구조 재편 등으로 정상화를 추진해 매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면 구체적으로 매각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 자구계획으로 1.85조 원 확보 

채권은행의 지원과 함께 강력한 내부 구조조정으로 부족자금 규모를 축소할 계획이다. 1조 8500억 원의 자구계획도 실행한다.

구체적으론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을 전략매각해 약 7500억 원을 조달(기 실적 2000억 원 포함)하고, 앞으로 3개년간 인적 쇄신, 저비용고효율 구조로 개선, 공정준수를 통한 지연배상금 축소 등으로 1조 1000억 원 이상의 손익개선을 한다는 계획이다.

인력과 조직 축소와 관련해선 당장 해양플랜트를 조속히 인도해야 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인력 감축은 어렵지만, 인도가 마무리되는 내년 이후엔 직영 인력과 사내 외주 인력을 축소할 예정이다. 1만 3000명의 직영인력을 순차적으로 1만 명 이내로 줄일 계획이다. 해양플랜트 비중은 현재 50%이상에서 40%대로 축소 유지할 방침이다.

대우망갈리아 등 해외 자회사는 매각, 청산 등의 방법으로 신속히 정리하고, 비핵심 국내 자회사도 매각 등의 방법으로 정리할 예정이다.

◇ '파산보다 낫다' 판단..산업재편 동반해야 지적

 


여전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니냐는 지적도 끊이질 않는다. 이에 대해 정 본부장은 "채권은행 입장에선 파산보다는 손실을 줄일 수 있고, 국가경제적으로 낫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실의 주범이 된 해양플랜트 23개 가운데 19개가 내년 하반기까지 인도 되면 이후 대우조선의 강점인 LNG선과 대형 컨테인선 건조 스케줄이 있어서 재무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별 조선업이 아니라 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년부터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는 산은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조선업 전반의 경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앞서 구조조정에 들어간 STX조선, 성동조선의 경우 구조조정에 사실상 실패한 사례로 이같은 전철을 밝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범 정부차원에서 진행하는 산업 구조조정을 감안한 기업 구조조정에 공감한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다만 산업 구조조정에 앞서 개별 기업의 체력을 유지하는 게 먼저"라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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