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정보집중기관 갈등 정말 해소했나요

  • 2015.11.03(화) 17:00

결국 물러선 은행연합회 노조 '걸림돌 제거'
금융위, 3일 은행연합회 직원 대상 이직 설명회

빅브러더 논란 등으로 올해 내내 금융권을 시끄럽게 했던 신용정보집중기관(집중기관) 설립이 최종 결정됐다. 금융위원회의 추진 방안에 강하게 반발했던 은행연합회 노조가 물러서면서 '걸림돌'이 제거됐다.

금융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집중기관 설립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적극적으로 조정했으며, 그 결과 6개 협회 등의 이견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모든 갈등을 해소하고 향후 집중기관이 차질 없이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집중기관은 예정대로 내년 1월에 출범한다.

◇ 상처만 남긴 추진 과정

집중기관은 지난해 카드 3사 고객 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재발을 방지하고자 국회와 금융당국 등이 설립을 추진하는 기관이다. 은행, 보험, 증권, 카드 등 업권별로 흩어져 있는 고객 신용정보를 한데 모아 관리하자는 취지다.

집중기관 설립을 확정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설립 방안이 나온 것은 한참 전이지만, 기관의 형태와 조직 구성, 집중 정보의 범위 등을 놓고 금융위원회와 업권별 협회 간 이해관계가 충돌했다.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기능을 강제로(?) 한곳에 모으려니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했다.

은행연합회 노조와 금융당국의 갈등은 극에 치달았다.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구성·운영한다'는 결정이 갈등을 불렀다. 연합회 측은 협회 내부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고, 금융당국은 '별도의' 산하기관으로 설립한다는 입장이었다. 산하기관으로 할 경우 사실상 별도의 기관이기 때문에 은행연합회 조직과 인력은 분리할 수밖에 없다. 관련 기사 : 임종룡 신용정보집중기관 go, 금융사 '부글부글'


금융당국의 의지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갈등 봉합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당국의 '관리'를 받아야 하는 입장인 각 협회가 이를 거스르기는 힘들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은행연합회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금융위는 체면을 구기게 됐다. 반발 과정에서 임종룡 위원장의 '금융 개혁' 이미지에 상처가 났고, 빅브러더 논란, 자리 만들기 논란 등 여러 안 좋은 얘기가 터져 나왔다.

◇ 이직 희망자 얼마나 나올까

이번에 합의를 끌어낸 것도 조금은 찝찝한 구석이 있다. 집중기관의 통합추진위원회는 지난 2일 기존 계획안을 수정하는 안을 내놨는데, 원안과 달라진 점은 은행 외 다른 업권의 참여권을 강화한 것 뿐이다. 정작 첨예하게 갈등했던 은행연합회 처지에서보면, 받은 것은 없이 기존의 반대 견해만 철회한 셈이다.

 

▲ 신용정보집중관리위원회 구성안(자료=금융위원회)


집중기관 인적 구성 문제는 당장 풀어야 할 과제다. 통추위는 집중기관 직원 110여 명 가운데 은행연합회 직원으로 80명을 채운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3일 은행연합회 직원을 대상으로 이직 관련 설명회를 열었다. 본인의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한다지만, 갈등의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

기관 설립 과정에서 지속해서 제기됐던 빅브러더 의혹이나 정보 집중에 따른 보안 문제, 낙하산 인사 가능성 등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갈등이 봉합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동안 제기됐던 문제들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계속될 것"이라며 "설립 뒤에 실제 그런 문제들이 불거지면 금융위는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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