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으로 전락한 듯한 삼성카드·현대카드

  • 2015.11.23(월) 14:27

잇단 경영권 매각설로 그룹 내 위상 흔들
수익성 악화·지배구조 개편이 주요 배경

은행이 아닌 일반 기업 계열 카드사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그룹 내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우선 카드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이 좋지 않다. 정부가 은행계 위주로 체크카드 장려에 나서고 있는 데다, 잇단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은 악화일로다. 핀테크 기업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지배구조 문제와 맞물려 매각설까지 불거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왼쪽)과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 삼성카드 경영권 매각설 여전히 여진

삼성카드는 최근 경영권 매각설 보도로 곤욕을 치렀다. 삼성그룹은 물론 인수자로 거론된 NH농협금융이 모두 부인하면서 해프닝으로 일단락되긴 했지만, 여진은 여전하다.

삼성카드의 주가는 연일 하락하면서 잇달아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17% 가까이 급락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결정과 함께 경영권 매각설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 직원들의 불안감도 크다.

현대카드의 경우 작년 말 현대자동차와 GE캐피털이 합작을 종료하면서 GE캐피털이 가지고 있던 현대카드 지분 43%에 대해 매각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이 지분은 인기가 없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이미 경영권을 확보한 만큼 지분을 더 살 이유가 없고, 반대로 다른 투자자들은 경영권이 없는 지분을 굳이 살 이유가 없다. 매각 금액도 최대 1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과 NH농협금융 등이 인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지만 협상이 지지부진한 이유 역시 이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현대차가 아예 현대카드 경영권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계속 흘러나온다.

◇ 카드시장 불투명해 잇단 매각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매각설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 이유는 우선 업황이 좋지 않아서다. 지금도 좋지 않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정부가 신용카드 규제를 계속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선거철만 되면 가맹점 수수료를 내리면서 수익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에선 핀테크 기업의 도전이 거세다. 정부가 체크카드 장려에 나서면서 기업 계열 카드사는 더 힘들다.

삼성카드의 경우 삼성페이도 변수다. 지금까진 결제시장에서 삼성카드와 다양한 시너지를 기대하지만, 정반대 상황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삼성페이가 결제시장에서 주도권을 높일수록 삼성카드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카드는 이미 인력과 조직 다이어트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휴직과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신청을 받았다. 콜센터는 아웃소싱 형태로 아예 매각을 추진하다가 여의치 않자 자회사 형태로 뗐다.

◇ 그룹 지배구조 문제도 얽혀 있어

두 카드사의 매각설엔 지배구조 문제도 얽혀 있다. 삼성카드는 삼성 금융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삼성생명이 아닌 삼성전자가 최대주주다. 삼성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지분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삼성생명이 삼성카드 지분을 가져가면 단순한 지분 이동에 그친다. 반면 이 과정에서 삼성카드를 아예 넘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주도권을 잡은 후 삼성그룹 전반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재편이 활발한 만큼 미래 경쟁력이 불투명한 삼성카드 역시 얼마든지 정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현대카드 역시 현재 추진 중인 43%의 지분 매각이 지지부진하면 아예 경영권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와 합작 종료 후 GE캐피털이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보유 지분을 모두 인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현대차가 현대캐피탈 지분만 인수에 나선 건 상징성이 크다.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모두 경영권은 이미 확보하고 있었던 만큼 현대카드와는 일정 정도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영 승계 과정에서 정의선 부회장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면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과의 관계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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