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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루기? 버티기? 한국은행의 선택은?

  • 2016.02.05(금) 09:27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로 금리 인하 압력 거세져
정부도 직간접 압박 본격화…지금은 일단 부정적

기준금리 인하 압력이 다시 거세지면서 한국은행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다. 연초부터 수출이 급락하고, 내수마저 주춤하면서 3%대 성장 목표에 적신호가 켜졌다. 중국과 일본이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강화하면서 대응 여력도 커졌다. 무엇보다 정부도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직간접으로 압박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그동안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크다는 이유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부정적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마찬가지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최근 경제 상황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는 데다, 전례를 비춰볼 때 정부가 필요성을 제기하면 재차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대내외 경제 여건 빠르게 악화

연초부터 대내외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기본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의 경기부진이라는 위험이 여전한 가운데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충격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수출이 급감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1월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18.5% 넘게 급락하면서 6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내수 역시 정부의 경기부양 효과가 끝나면서 회복세가 다시 꺾이고 있다.

통화정책의 대응 여력도 커졌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일본에 이어 유럽도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강화하면서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는 얘기다.

실제로 중국은 경기부진에 대응해 연초 잇단 위안화 절하에 이어 270조 원 상당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 계획을 밝혔다. 일본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1%로 내렸고, 유럽연합(EU) 역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추가 양적완화를 시사했다.

 

▲ 유일호 경제부총리(오른쪽)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 정부도 금리인하 압박 본격화

무엇보다 정부의 압박이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작년 하반기에 이어 지난 3일 재정 조기집행 확대와 개별소비세 재인하를 비롯한 단기 경기부양책을 재차 내놨다.

취임 당시만 해도 낙관론을 펼쳤던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취임 3주 만에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다급한 심경을 드러냈다. 연초긴 하지만 이대로 경제 심리가 꺾이면 경기회복의 불씨가 아예 꺼질 수도 있는 데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필요성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부총리는 “가용한 재원과 수단을 총동원해 최근 위축되고 있는 내수와 수출 회복을 지원하겠다”면서 필요하면 기준금리 인하 카드도 동원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유 부총리는 지난 3일 경제관계장관회의 주재 후 “거시환경에 대해 (한국은행과) 상황 인식을 공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선 “필요하면 열석발언권을 활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열석발언권 행사는 정부가 나서서 기준금리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얘기다.

◇ 과연 한국은행의 선택은

그러면서 한국은행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작년 하반기 이후 “현재 금리는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완화적인 수준”이라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해왔다. 금리인하에 따른 효과에 견줘 부작용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국감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이후 네 차례 금리 인하가 올해 성장률에 미친 영향은 겨우 0.18%포인트에 불과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2009년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지금도 금리인하엔 부정적인 분위기다. 저성장, 저물가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선 기본적으로 금리인하 카드가 경기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외국계 자금 이탈과 함께 가계부채 문제만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이 중앙은행을 흔들려고 한다 “는 발언마저 흘러나오면서 한국은행이 배수의 진을 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연초부터 대내외 악재가 불거지고 있는 데다, 수출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이 나란히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강화하면서 한국은행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경제 상황이 더 안좋아지면 추가 금리 인하로 내수를 살리고, 수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에선 이미 3월 금리인하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지금은 금리인하에 부정적이지만 유일호 경제팀이 SOS를 보낼 경우 결국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을 비롯한 각종 경제 지표들이 부진한 가운데 부총리의 ‘열석발언권’ 언급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금리 인하에 앞서 2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 등의 분위기 환기를 위한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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