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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만큼 우려도 큰 보험사기 특별법

  • 2016.02.19(금) 14:41

특별법 제정으로 검찰·경찰 보험사기 수사 박차
보험사 소송 제지 못 해…소비자 압박 악용 우려

보험업계의 숙원이었던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법안 발의 2년 6개월 만에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다. 여야가 합의한 수정안이 통과한 것이어서, 23일 본회의에서도 의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사들은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법안으로 일반 소비자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2년 반만에 통과

국회 정무위원회는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2013년 8월 발의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안을 수정해 18일 의결했다. 보험사기는 그동안 형법상 사기죄의 하나로 처벌받았는데, 이를 분리해 별도의 범죄로 처벌하겠다는 게 골자다. 처벌 강도도 높였다.

 

▲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주용 내용. 금융위원회


형법상 사기죄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데,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 기준을 강화했다. 이는 가중처벌법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 수준이다.

상습범은 형량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고 보험사기 미수범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사기 금액이 고액이면 가중처벌을 받는다. 50억 원 이상의 보험사기범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규모의 범죄는 3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는다.

◇ 보험사기 제동 효과 기대…보험료 인상도 억제

이번 방안엔 애초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추진했던 보험사기 조사 조직을 금융위원회와 보험사에 각각 설치하는 내용은 제외됐다. 보험사의 경우 이런 조직을 악용해 일반 보험가입자의 보험금을 지연하는 등의 부작용을 우려해서다.

일부 내용이 제외되긴 했지만, 특별법 제정만으로도 연 4조 7000억 원(2013년 기준)으로 추정되는 보험사기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처벌 기준을 높인 데 따른 '상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또 국회의 특별법 제정을 일종의 '사회적 합의'로 여겨, 검찰과 경찰이 더 많은 인력과 조직을 가동할 여지도 커졌다.

보험사기가 줄어들면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도 줄기 때문에 그만큼의 보험료를 인하할 수 있다는 계산도 가능해진다. 보험연구원 등에 따르면 그동안 보험사기로 인한 누수로 가구당 20만 원가량의 보험료를 추가 부담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 툭하면 소송 '꼼수' 여전할 듯…소비자 피해 우려도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법 제정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일단 지금도 보험사들이 보험사기 혐의로 소송을 걸어 보험금 지급을 미루거나 줄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보험사의 소송 건은 2011년 1280여 건에서 2014년 2010여 건으로 큰 폭(56.4%)으로 늘고 있다. 야당이 그동안 특별법 제정에 반대해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금융당국은 이런 우려에 따라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거절을 방지할 수 있는 내용을 법안에 포함했다. 보험사고 조사를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지체하거나 거절, 삭감할 경우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보험사가 소송을 걸면 소비자는 일단 소송에 응할 수밖에 없는 점은 그대로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소비자가 민원을 제기하기 전에 미리 소송을 걸어 민원을 줄이는 등의 '꼼수'를 쓰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번 법안에 포함한 과태료 역시 소송과는 별개로, 보험사 자체 조사로 인한 보험금 지급 지연에만 한정한다. 이 때문에 오히려 특별법 제정으로 소비자를 '압박'할 여지가 더 커졌다는 우려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송의 경우 법적으로 제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소비자들은 보험 가입 전에 보험사 소송률을 보험 관련 협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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