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리그테이블]④늪에 빠진 농협…다음 은행은

  • 2016.05.02(월) 15:09

조선·해운과 함께 벼랑 끝으로…충당금 적립 요인 수두룩
KEB하나, 우리은행도 5대 취약업종 비중 높아 안심 일러

기업 구조조정이란 폭풍우가 몰려오자 충당금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꼴이 됐다. 문제는 본격적인 폭풍우는 시작하지도 않았다는데 있다.

그나마 시중은행은 현재까진 안정적인 이익과 충당금 적립으로 체력(수익력·자본력)을 보강해 놓은 상태지만 농협은행은 체력 고갈 상태다. 조선·해운업종에 물려 있는 규모로도 그렇고, 앞으로도 얼마나 더 깨질지 모르는데 충당금 적립 수준은 여전히 빈약하다.

◇ 벼랑 끝 몰린 조선·해운, 농협은행도 벼랑 끝

조선·해운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목소리가 커지면서 직격탄을 맞은 곳은 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4분기 STX조선에 대한 충당금 적립 등으로 무려 2553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엔 적자는 모면했지만 332억원의 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중소형 조선사 창명해운에 1944억원의 충당금(회수의문 분류)을 쌓은 게 결정타다. 창명해운의 은행권 여신 6000억원 가운데 4032억원이 농협은행에서 나갔다.

이외에도 STX조선과 현대상선 대출을 회수의문으로 분류, 추가로 각각 413억원과 247억원을 쌓았다. 은행은 대출을 떼일 것에 대비해 위험도에 따라 ▲정상(0.85%) ▲요주의(7%) ▲고정(20%)▲회수의문(50%) ▲추정손실(100%) 등 5단계로 분류해 충당금을 쌓는다.

 



◇ 아직도 부족한 '충당금'


문제는 올해 1분기 이렇게 쌓은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3328억원이나 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데 있다. 현대상선만 해도 현재 진행중인 용선료 협상이 틀어지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 이에 대비해 국민은행이나 우리은행 등 일부 은행은 여신 전액(100%) 수준으로 충당금을 쌓기도 했다.

하지만 농협의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간 창명해운 조차도 충당금적립율이 48%에 머문다. 올해 1분기 농협은행의 고정이하 여신(NPL)에 대한 충당금적립비율은 81.34%에 불과하다. 적어도 120%이상 쌓은 시중은행과는 큰 차이다.

농협은행이 현재 '정상' 여신으로 분류한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도 걱정스럽긴 마찬가지다. 한진해운은 이미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조건부 자율협약을 추진 중이고 법정관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아직도 '정상'인 여신, '정말 정상은 아닌데'

 



따라서 올해 2분기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충당금 적립은 불가피하다. 국민은행은 한진해운 여신 550억원 가운데 190억원을 미리 충당금으로 쌓아놨다. 농협은행은 역시나 위태로운 성동조선 여신에 대해서도 '요주의'로만 분류했다. 추가 충당금 적립 요인이 수두룩하다는 얘기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대우조선,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3개 업종에 대한 농협은행의 익스포져(올해 3월말 기준)만 1조6466억원에 달한다. 전 은행권 익스포져 중 6.6%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시중은행 여신 담당 한 임원은 "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에서 빠져나올 쯤에 농협은행이 뒤늦게 기업대출을 확대하려고 한 게 탈이 났다"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은행은 농협중앙회에 내야 하는 명칭사용료와 배당 등으로 빠져나가는게 많아 내부유보나 충당금 적립할 여유가 많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2년 이상은 힘겨운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시중은행도 마음 놓기엔 이르다

시중은행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 특수은행 만큼은 아니지만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물론이고 조선·해운·철강·건설·석유화학 등 5대 취약업종에 대한 익스포져가 상당하다. 우리은행의 경우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합한 익스포져가 1564억원, 하나은행 1451억원, 국민은행은 1145억원에 이른다.

게다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에 걸쳐 은행들의 충당금 환입 요인이 컸던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충당금 전입액이 줄어든 것만으로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국민은행은 올해 조선·해운업종에 1300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쌓았지만 부도시 손실률(LGD) 변경으로 1700억원의 충당금 환입도 있었다. 이 때문에 충당금 전입액이 지난해 4분기보다 감소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4분기엔 성동조선, 대선조선 등의 선수금환급보증(RG) 감소로 충당금 환입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충당금 전입액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 나이스신용평가 '5대 취약업종 기업구조조정 추진에 따른 은행별 파급효과 점검'



나이스신용평가는 5대 취약업종에 대한 일반은행의 여신비중(지난해말 기준)을 분석한 결과 지방은행과 KEB하나은행, 우리은행의 여신비중은 일반은행 평균인 10.4%를 넘어 나머지 은행보다 리스크 노출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1실장은 "5대 취약업종 여신에 대한 은행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이들 업종 여신이 부실화되면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다"며 "특히 우리, 부산, 경남은행 등은 강한 스트레스를 줬을 때 BIS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이 의미이는 수준으로 하락한다"고 지적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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