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2 기로 현대상선, 이제 첫발 뗀 한진해운

  • 2016.05.04(수) 16:25

한진해운 자율협약 개시…시간은 더 빠듯·여전히 시계제로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막바지…"배 많이 빌려준 곳 어렵다"

지난해까지 희비가 엇갈린 양대 해운사가 이번엔 반대로 한쪽은 불가능해 보였던 실타래를 풀어가는 듯 보이고, 또 한쪽은 여전히 깜깜한 지경이다.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협상은 최근 반전의 기운이 엿보이면서 합의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4일 언론사 경제부장단 오찬간담회에서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시점"이라며 "배를 많이 빌려준 곳의 협상이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달 중순 데드라인을 앞두고 막판 기로에 서 있음을 시사했다.

반대로 한진해운은 채권단의 조건부 자율협약이 개시됐지만,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수준으로 앞날은 험난하다.

 


◇ 한진해운 운영자금 빠듯, 시간 촉박


산업은행 등 한진해운 채권단은 이날 오후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고 한진해운에 대한 조건부 자율협약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앞날은 여전히 시계제로다.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용선료 인하와 회사채 채무조정, 얼라이언스 유지 등이 전제돼야 채권단의 지원도 가능해진다. 한진해운에 대한 채권은행의 대출규모는 7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비협약채권이 대부분이어서 자율협약에 더욱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한진해운은 다음주 용선료 협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현대상선의 선례가 있어 용선료 인하 협상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점이다. 반대로 현대상선과 일부 겹치는 용선주들이 있다는 점에선 이미 한차례 용선료를 인하해 줬다면 추가로 한진해운의 용선료 인하엔 난색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시일도 촉박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용선주와 사채권자 협상을 (현대상선보다)더 빨리 진행해야 한다"며 "자구계획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이 별로 없어 운영자금이 빠듯하다"고 말했다.

 



◇ 현대상선 다음주 협상 고비

지난해까지 한진해운과 비교되며 법정관리 가능성을 높였던 현대상선은 오히려 복잡한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가는 모양새다. 22개 해외선주사와 용선료 인하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상당한 수준까지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다만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결코 낙관할만한 정도는 아니다"며 "용선사별로 상황이 다르고, 남은 기간도 달라 개별협상 과정이 복잡한데, 어느 한 군데라도 동의를 하지 않으면 나머지 동의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100% 동의를 받지 않으면 협상이 성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다음주가 중요한 시기"라고도 귀띔했다. 이미 용선료 협상의 데드라인을 이달 중순으로 못박은 만큼 협상이 막바지에 달했음을 시사했다.

 


◇ 법정관리냐 스텝2냐

물론 용선료 인하에 성공해도 현대산성의 회생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용선료 30%를 내리면 연간으로는 2000억원 안팎의 비용을 절감하게 돼 숨통을 트일 순 있지만 근본적인 재무구조 개선까진 여전히 부족하다.

회사채 만기연장이란 두번째 관문도 넘어야 한다. 이미 지난 4월 7일 만기 도래한 1200억원의 공모사채 만기연장이 사채권자 집회에서 부결되면서 연체됐다. 오는 7월 돌아오는 2400억원을 포함한 공모사채 모두 기한이익 상실 상태다. 산업은행은 STX가 자율협약 이후 사채권자 집회에서 만기 연장 합의를 이끌어낸 사례를 들어 비슷한 과정을 밟게 될 가능성을 점쳤다.

이렇게 되면 채권은행의 출자전환 등 채무재조정도 가능해진다. 금융위는 자율협약을 통해 정상화되면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400%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분석했다. 이 경우 이미 준비돼 있는 12억 달러 규모의 선박펀드를 통해 고효율 대형선박(1만3000TEU급) 신조를 지원받을 수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엔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 임 위원장도 "용선료 협상, 사채권자 채무 조정, 얼라이언스 잔류 이런 것들이 안되면 원칙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고, 채권단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법정관리 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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