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까지 '불쑥'…손발 안 맞는 구조조정

  • 2016.05.30(월) 09:30

구조조정 본격화하자마자 "책임 따지겠다"
성과주의 연계· 친박 낙하산까지…힘 빠지네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에 고삐를 조이겠다고 해놓고 스스로 찬물을 끼얹는 일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국책은행을 앞세워 이제 막 구조조정 논의에 불을 댕겼는데, 감사원은 벌써 책임을 묻겠다며 검사 채비에 나섰다. 부실 경영 논란에 휩싸인 대우조선해양에는 이 와중에 전문성 없는 친박 성향의 낙하산 인사를 임명한다는 얘기까지 돌았다.

구조조정이 이제 막 본격화하는가 싶더니 벌써 배가 산으로 가는 모양새다. 컨트롤타워 없이 사공만 늘어나니 시장에 혼란만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기업금융 실태' 감사…중복·정치 감사 논란

감사원은 이르면 내달 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금융감독원, 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7개 기관을 대상으로 '기업금융 리스크 실태' 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감사원은 이들 기관의 여신심사 시스템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최근 진행하고 있는 조선사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상대로 관련 감사를 진행하고 결과보고서를 마무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조조정 관련 기관의 여신심사 시스템을 뜯어보는 과정에서 추가 부실 사항이 밝혀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과 국책은행 등 관련 기관들은 감사원의 감사 소식에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여신심사 시스템에 초점을 맞춘다고 하지만, 최근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조선업에 대한 여신심사 역시 감사 대상에 오를 수밖에 없어서다. 이 경우 '중복 감사', '정치 감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감사원이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것은 당연한 임무이지만, 타이밍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지않아도 책임론에 한껏 위축된 금융당국과 국책은행이 이번 감사로 운신의 폭이 더 좁아지리라는 우려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6개월 전에 했는데 왜 또 유사한 명목을 들고나오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내비쳤다.

감사원에 대한 이런 논란은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감사원이 지난해 경남기업 특혜 논란으로 금감원을 감사했을 때도 '정치 감사'라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특히 감사 결과 고위급 관계자는 그대로 두고 업무 담당자에게만 책임을 물어 보신주의만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관련기사 ☞ [과잉감사 논란]보신주의 부추기는 감사원

◇ 대우조선에 친박 낙하산 인사…성과주의 욱여넣기 

이런 와중에 구조조정 대상 기업으로 이목이 쏠린 대우조선해양에 낙하산 인사를 임명한다는 소식까지 들렸다. 대우조선은 내달 주주총회에서 조대환 법무법인 대오 고문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었는데, 조 변호사는 조선업과 무관한 경력을 가진 데다 박근혜 대통령이 설립한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으로 참여하는 등 친정부 성향의 인사라는 지적이다. 조 변호사는 논란이 일자 30일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퇴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부실 경영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정치권과 정부 관료의 낙하산 인사 관행"이라며 "국가 전체의 이목이 쏠려 있는 상황에서 이런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는 것은 불 난 데 부채질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한편에선 금융위원회가 별개 사안인 금융권 성과주의 도입을 기업 구조조정과 연계해 국책은행을 압박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의 전제 조건으로 성과주의 도입을 내걸었고, 이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를 확정했다. 관련기사 ☞ 무리하다가 꼬인 임종룡의 성과주의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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