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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랖 금융위, 전세보증금도 굴려준다는데…

  • 2016.07.28(목) 16:33

2% 중반 수익, 분기별 배당과 세제 혜택도
4년 의무 가입...넉넉한 세입자만 혜택 비판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면서 남은 전세보증금을 투자하면 연 2% 중반 가량의 수익금을 받는 펀드가 내년 출시된다. 1인당 최대 2억원까지 투자할 수 있고, 수익은 분기별로 배당받는다.

투자자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장치를 둬 원금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은 대신, 수익률은 상황에 따라 낮아질 수 있다. 납입액 5000만원까지 세제 혜택을 주는 점은 장점으로, 4년간 여윳돈을 묶어둬야 하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이런 내용의 '월세입자 투자풀'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최근 전세의 월세 전환 확대 등 임대차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데 대응해 이번 방안을 내놨다. 금융위 조사 결과 약 38만 5000명의 잠재 가입자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2% 중반 수익률 전망…최소 가입 4년

가입 대상은 무주택자이면서 월세 임차인으로 정했다. 주택가격이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 거주자나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제외한다. 1인당 가입 한도는 2억원까지이며 전체 투자풀은 최대 2조원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수익률은 3년 만기 예금금리보다 1%가량 높은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3년 만기 예금금리가 1.1~1.6% 수준인 걸 고려하면, 목표대로 이익을 거둘 경우 2% 중반대 정도를 분기별로 배당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납입액의 5000만원까지는 5.5%의 저율 분리과세 혜택을 준다.

금융위는 투자풀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최소 가입 기간을 4년으로 정했다. 또 장기 가입 예정자에게 가입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모집할 계획이다. 8년 이상 돈을 묶어두는 경우 1순위, 6년 이상은 2순위 등으로 구분하는 식이다.

약정 가입 기간 도중 돈을 뺄 경우 운용수익의 30%에서 50% 정도를 차감한다. 주택구입이나 사망, 장기요양 등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투자풀 가입자가 환매하면 이를 후속 투자자에게 양도해주는 식으로 운영한다.

◇ 뉴스테이에 투자…사실상 원금 보장

▲ 월세입자 투자풀 구조. 자료=금융위원회

월세입자 투자풀은 투자금을 모아 뉴스테이 사업 등에 나눠 투자하는 재간접펀드(Fund of Funds) 형태로 운용된다. 증권금융이 자금의 집결과 관리를 맡고, 상위펀드와 하위펀드는 민간 전문 자산운용사가 맡는다. 뉴스테이는 국토교통부가 중산층을 대상으로 하는 장기 임대주택 사업으로, 연 5~6% 가량의 배당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금융위는 보고 있다.

투자자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증권금융이 투자풀 규모의 5% 정도를 투자하도록 해 손실이 발생하면 이를 흡수하도록 했다. 여기에 더해 정책보증기관(주택도시보증공사, 주택금융공사)이 추가 손실을 흡수해 사실상 원금 보장에 가까운 구조를 만들었다.

김기한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장은 "예금처럼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은 아니다"라며 "다만 손실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투자풀 구조를 설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가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약 38만 5000명 정도가 잠재 가입자로 추정된다. 이를 통한 투자풀의 잠재 수요는 9조 5000억원 가량이다. 이중 최대 2조원 가량을 투자풀로 모으면 규모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금융위는 기대하고 있다.

◇ 부유한 세입자만 혜택 비판 여전

반면 일각에선 4년간 돈을 묶어야 하는 데다가 수익률도 2% 중반대에 그치는 등 상품의 매력이 크지 않아 투자풀이 제대로 구성되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투자풀 규모가 작으면 금융위가 강조하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줄어들어 수익률도 낮아질 수 있다.

이 상품을 통한 혜택이 상대적으로 부유한 세입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비판도 여전하다. 예를 들어 전세금이 많이 올라 어쩔 수 없이 월세로 전환하면 여윳돈이 생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또 전세금을 돌려받더라도 대출을 갚는 경우도 많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전세 세입자 중에서도 전세 보증금 규모가 크고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이 대상이 될 것"이라며 "금융위가 이를 의식해 주택 보유자나 9억원 초과 주택 거주자 등은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여전히 서민 정책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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