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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왜 살렸나?...산업은행, 대마불사 논리만

  • 2016.11.01(화) 17:40

맥킨지 분석과 상반된 결정...여전히 설명 부족
'국가 경제 손실 최소화' 해명도 대마불사 논리

"대우조선해양은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고 연쇄 효과도 막대하다. 현 시점에서 정리한다는 것은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한다. 국가 경제적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입을 빌어 이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하지만 맥킨지 보고서와 다르게 '대우조선해양을 왜 살리기로 했는가'에 대한 설명은 여전히 부족했다. 기존 대마불사 식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당장 시급한 자본확충 방안에 대해선 내부 절차를 밟아 조만간 발표하기로 한 만큼 산업은행에서 1조6000억원 이상, 수출입은행 영구채 매입 지원 등의 큰 틀 정도만 언급했을 뿐이다. 


◇ 뒷북 기자간담회‥정부 발표 뒷설거지?

산업은행은 1일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기자들은 오전에 통보받고, 오후에 산업은행으로 달려갔다. 어제(지난달 31일) 산업은행 혁신방안 발표할 때에도 나타나지 않았던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나섰다. 참고자료조차 없었다.

정부가 어제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비판 여론을 의식해 산업은행을 통해 부랴부랴 준비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산업은행 역시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이동걸 회장은 "(어제 정부 발표안의)후속적인 것과는 무관하다"면서 "다만 대우조선에 대한 정부의 기본 틀이 완성되는 시점에 디테일(세부적인 것)을 국민들께 보고하는게 순서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 단초는 맥킨지보고서‥여기서부터 잘못 뀄나?

정부가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한 직후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대우조선을 살리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조선업 전체를 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여전히 밑 빠진 독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런 비판의 단초는 맥킨지 보고서다. 맥킨지는 조선업에 대한 컨설팅 보고서를 만들면서 대우조선은 독자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했고,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2강 체제'를 언급했다. 

보고서 내용이 드러나지 않았으면 모르겠지만, 세상에 드러났다. 그런데도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등 정부는 결과를 뒤엎고 대우조선을 살리기로 결정했다. 지금과 같은 3강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게다가 7조5000억원을 쏟아부어 공공선박을 이들 조선사에 발주해 수주절벽에 대응키로 하는 등 추가적인 지원 계획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다.

맥킨지 보고서가 어떤 근거로 그와 같은 결론을 내렸는지에 대한 설명과 이에 대해 정부의 판단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누구도 해주지 않았다.

이동걸 회장은 아예 맥킨지 보고서 "원본도 보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정용석 구조조정부문 부행장은 기자간담회 직후 "공부 안한 사람은 시험을 못본다는 결과를 낸 것과 마찬가지"라며 보고서 결과에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도 내렸다. 국가 경제적인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 기존 대마불사 식 논리와 다르지 않은 해명

하지만 정부나 산업은행의 설명은 기존의 대마불사 식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과의 형평성이나 정치 논리 등이 거론되는 것 역시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이동걸 회장은 "대우조선뿐 아니라 조선 3사가 오랜 세월 각고의 노력으로 세계 1위 산업이 됐는데, 세계적인 불황에서 1위 산업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7조~60조원 정도 되고, 대우조선과 관련된 직원이 본사 직원을 포함해 약 4만1300명에 이르고, 협력업체 370곳, 기자재 납품업체 1100곳에 이르는 상황에서 섬세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진해운과의 형평성 문제에 대해서도 "한진은 세계 7위 해운사였고, 6500억원에 해당하는 외상채무를 채권단이 들어가서 갚아주데 대한 어려움이 있었다"고도 언급했다.

정용석 부행장도 "해운은 자본집약적인 산업은 연관산업 영향이 적고 해외 쪽에 채권자가 몰려있는 점 등에서 조선업과는 차이가 크다"고 부연했다.

◇ 유동성 문제는?

자본확충 방안에 대한 언급도 있었지만 애초 내주에나 발표할 예정이었던만큼 속시원한 답을 들을 순 없었다. 이동걸 회장은 "일정 기간 자본으로 인한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해 산업은행의 자본확충 규모는 1조6000억원보다 더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규모가 클 것"이라며 "수출입은행은 영구채 매입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은과 수은 간에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졌다"며 "내부절차 완료되는대로 규모 등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현재 대우조선의 완전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시장에서 레퓨테이션도 회복해 수주활동도 정상화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내년까지 95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것에 대해선 "여러 대책들을 검토하고 있고, 회사 자체로도 다양한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는 일반적인 수준의 답변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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