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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탄핵'...정치도 경제도 기로에 서다

  • 2016.12.09(금) 17:25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경제사령탑 공백 장기화
기재부·금융위·한국은행 등 경제부처 대응책 마련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우리나라 헌정 사상 두 번째인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9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의원 300명 중 299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34표라는 압도적인 결과가 나왔다. 

탄핵의결서가 청와대에 전달되면 박근혜 대통령은 즉시 권한이 정지된다. 헌법재판소는 앞으로 180일 이내에 탄핵안을 심판해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번 사안의 중대성과 정국 수습의 시급성 등을 고려해 연내에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 탄핵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국회를 통과하면서 최순실 국정문란 의혹으로 불거진 정치적 혼란은 일단 중간 전환점을 돌게 됐다. 그러나 앞으로도 정국은 혼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시 부진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는 경제 영역 역시 후폭풍이 예상된다.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3차 대국민담화를 하는 가운데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화면으로 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대통령 직무정지와 함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하지만, 정치권에선 이에 대한 인정 여부를 두고 논란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또 새누리당을 시발점으로 정개 개편이 가속화하면서 대선 국면으로 빠르게 전환할 가능성도 높다.

경제 권역에서는 당장 경제사령탑의 공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 2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새 부총리로 내정했지만, 대통령 거취 문제에 밀려 어정쩡한 모양새가 됐고, 이젠 사실상 지명이 무효로 돌아갔다.

성장률 추락과 가계부채 급증, 한계기업 증가 등 위험 요소가 산재해 있고, 대외적으로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불안 요소가 많아 신임 경제부총리 임명에 대한 목소리는 더 커질 전망이다.

◇ 찬성 234표…우여곡절 많았던 탄핵 정국

국회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쳤다. 표결 결과 299명의 의원이 참여해 찬성 234표, 반대 56표, 무효 7표로 탄핵이 가결됐다. 탄핵안이 가결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10월 한 언론이 최순실 씨가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 PC를 습득해 보도하면서 '박근혜 게이트'가 불거졌다. 이후 여러 언론의 보도를 통해 최 씨의 국정농단 사례가 끝없이 쏟아졌고,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사상 최저치인 5%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사이 성남 민심은 거리로 쏟아져 10월 29일 첫 번째 촛불 집회를 시작으로 지난주 6차까지 이어졌다. 6차 촛불집회는 역사상 최대 규모인 230만명에 달하는 국민이 거리에 나섰다.

▲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지난달 12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갖고 있다.

박 대통령은 10월 25일 1차 담화에서 사과만 했다가, 촛불 민심이 더 거세지자 11월 4일 2차 담화를 통해 검찰 조사와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3차 담화에선 국회에서 퇴진 시점을 결정해주면 따르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탄핵을 두고 이해관계에 따라 줄다리기를 하다가 탄핵 여론이 워낙 거세자 결국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 압도적 찬성에 야권으로 쏠리는 힘


이번 탄핵안 가결은 정치권 안팎에서 이미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다. 이에 따라 찬성과 반대의 표결 수에 따라 앞으로 정국이 달라지리라는 전망이 많았다. 탄핵 의결 정족수인 찬성 200표를 간신히 넘기면 친박에 반격의 빌미를 줄 수 있지만, 220명 이상이 가결할 경우 야권에 더욱 힘이 실리면서 조기 대선 시나리오가 힘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았다.

실제 220표보다 훨씬 많은 234표의 찬성이 나오면서 야권에 힘이 쏠릴 가능성이 커졌다. 야권에선 황교안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나 무게감 있는 경제부총리를 새로 임명해 국정의 상당 부분을 주관토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 박근혜 대통령 마지막 국무회의…정부부처 분주


각 정부부처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정부는 이날 오전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이후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후 1급 이상 긴급간부회의를 열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오후 5시 국무위원 간담회를 열고 마지막으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당부했다.

▲ 유일호(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6월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업구조조정 추진계획 및 국책은행 자본확충 등 보완방안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금융시장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6시 간부회의를 열어 시장 안정책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놓는다. 10일에는 금융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한다. 한국은행 역시 긴급 간부회의를 개최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경제 부처들은 탄핵안 가결 다음 날 오전 회의를 열고, 정책 추진을 지속하고 경제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 등을 내놨었다.

◇ 대내외 불확실성…경제 컨트롤타워 부재 어쩌나


경제부처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이번 탄핵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클 전망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2.7%에서 2.4%로 낮추면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고, 주요 국제 기구들도 한국의 정치 불안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관련 기사 ☞ KDI, 내년 성장률 2.4%로 '뚝'...성장절벽 현실화

국내 문제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불안 요소가 많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당장 오는 13일(현지시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릴 예정인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우리나라 등 신흥국에 유입됐던 선진국 자금이 유출돼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13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탓에 미국 금리 인상을 따라가기 어려운 형편이다.

여기에 더해 국정 공백으로 인한 경제 컨트롤타워 부재로 각종 시급한 현안에 대한 동력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공언한 보호무역주의 강화정책 등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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