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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혼란 틈타 성과연봉제 강행...소신? 무리수?

  • 2016.12.12(월) 18:19

KB국민, 신한은행 등 이사회서 성과연봉제 도입 의결
임종룡·하영구 '합작품'?‥.혼란 틈탄 자율 결정 분석도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이사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했다.

 

앞서 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공기업이 노사 합의 없이 이사회 의결만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서 법정 분쟁 등 논란을 낳고 있는 와중에 시중은행들까지 여기에 가세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최근 탄핵 정국과 함께 박근혜표 금융개혁의 핵심으로 꼽히는 성과연봉제도 사실상 폐기 수순이 예상되고 있던 터라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금융권에선 그동안 성과연봉제 도입을 서둘렀던 KB금융과 NH농협금융 등을 필두로 시중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함께 성과연봉제 도입 역시 물 건너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무리가 되더라도 도입을 강행했다는 얘기다. 

 

반면 금융노조는 그 배경으로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을 지목했다. 성과연봉제 도입을 앞장서 추진했던 임 위원장이 금융개혁의 마무리 차원에서 성과연봉제 강행을 지시했고,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을 필두로 시중은행들이 여기에 동조했다는 관측이다.


 


◇ 시중은행 속속 이사회 의결‥법정분쟁 불가피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민간은행들은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7월 성과연봉제 도입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노사협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 9월 총파업을 진행하는 등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했고, 이후 은행과 개별 노조 협상도 진전되지 않았다. 

 

주요 은행들의 노조와의 합의 없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하면서 법적 분쟁을 비롯해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기업은행 노조는 기업은행 이사회에서 결정한 성과연봉제 도입의 효력을 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낸 상태다. 노조의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하기 어렵다.

 

그러면서 보수적인 은행권에서 논란이 뻔히 예상되는 방식으로 무리수를 둔 것을 두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금융공기업의 경우 청와대와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노골적인 압박에 못 이긴 측면이 있었지만, 지금의 상황은 오히려 정반대다. 탄핵 정국에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이고 임 위원장의 거취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성과연봉제 도입은 이미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었다.

 

▲ 금융노조 위원장 김기철 후보 측이 금융위 청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선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하고 나섰다.(사진=김기철 후보 측)



◇ 탄핵 정국 이용해 성과연봉제 강행?

금융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임종룡 위원장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9일 금융위로부터 오늘(12일) 이사회 의결을 무조건 강행하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국정의 혼란을 틈탄 성과연봉제 도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달 20일 금융노조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위원장 후보로 나온 김기철 후보(전 외환은행 노조위원장)도 "이날 은행 이사회의 성과연봉제 의결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요구에 의한 것으로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언급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우리가 지금 성과연봉제 도입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며 일축했다. 또 "이런 분위기에서 갑자기 성과연봉제 도입을 주도하는 게 이상하지 않으냐"고도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내에서 성과연봉제 도입 등 박근혜표 경제정책을 이유로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경제부총리 선임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임종룡 위원장은 지난 1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선 "성과연봉제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당연히 존중돼야 하고, 성과연봉제 도입에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예정대로) 내년도 시행에 대한 준비는 차질없이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성과연봉제 도입을 희망하고 있는 KB금융과 NH농협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모여 자율적으로 강행에 합의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탄핵 정국과 이달 금융노조 선거 등 어수선한 틈을 이용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마무리하려는 경영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역시 금융위와 교감 없이 이뤄졌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측에서야 성과연봉제 도입을 원하겠지만, 그렇다고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법적으로 논란이 있는 방식으로 무리하게 도입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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