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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③막다른 코너 내몰리는 한국경제

  • 2016.12.15(목) 15:31

가계부채 시한폭탄...외국 자본 유출도 부담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더 복잡해진 셈법

우리나라 경제가 잇따른 대내외 악재로 코너로 내몰리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일(현지시각) 결정한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예견된 이벤트다. 문제는 내년이다. 연준이 예상보다 더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행보를 예고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 역시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미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는 금리인상과 함께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기침체와 부동산 가격 하락까지 맞물리면 폭발성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함께 외국 자본 유출이 본격화하면 국내는 물론 신흥국 경제에도 타격을 주면서 우리나라 수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와중에 정치·경제적 콘트롤타워가 분명치 않다는 점도 치명적이다.

 

미국이 공격적인 금리인상 행보를 가시화하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경제 상황만 놓고 보면 금리를 더 내려야 하지만, 가계부채에다 자본 유출 가능성을 고려하면 오히려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어서다.  


◇ 한국은행 정중동...인하도 인상도 어렵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5일 전체회의를 열고 연 1.2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6개월째 동결 행진이다. 한국은행은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며 금통위원 전원일치로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의 금리 동결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지만, 미국이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지면서 셈법은 복잡해졌다. 대내외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앞날을 점치기가 더욱 어려워져서다.

앞으로 한국은행의 금리 행보에 대해 시장에서 전혀 상반된 예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내 경기가 계속 나빠지면서 기준금리를 더 내려야 하는 게 정상이지만, 미국이 가파른 금리인상을 예고한 만큼 한국은행이 여기에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한국은행은 일단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견해를 내놨다. 당장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거나 인상을 논의하는 것보다는 안정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데에 방점을 찍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여러 기관이 성장과 물가 전망을 기초로 통화정책 완화를 확대하라는 의견이 있었다"며 "그러나 완화 기조를 추가 확대하면 가계부채 증가와 자본 유출 등 금융안정 리크스가 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 가계부채,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

한국은행도 우려를 표했듯,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가계부채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이미 1295조원을 넘어섰고, 이후 가계대출 증가분을 고려하면 1300조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가계부채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함께 대내외 금리가 따라 오르면 13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취약계층 위주로 부실이 빠르게 전이될 수 있다. 

 

특히 금리인상에 따른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변동금리 대출의 비중이 60~70%에 이른다는 점도 취약점으로 꼽힌다.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 당장 부실로 이어지진 않더라도, 소비위축과 함께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 최상목 기획재정부 차관이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눈덩이 가계부채는 중산층과 서민층의 부담을 키울 뿐만 아니라 정부와 한국은행의 경제정책 추진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까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면 우리 경제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대출 규제 등으로 이미 잔뜩 움츠린 상황이어서, 금리 상승까지 더해지면 충격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 외국 자본 유출 우려…'제한적일 것' 전망도

외국 자본의 유출도 리스크로 거론된다. 미국이 금리를 계속 올리면 그동안 더 높은 수익을 쫓아 신흥국으로 흘러들었던 외국 자본 역시 다시 컴백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급격한 자본 유출은 이뤄지진 않더라도 앞으로 지속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의 1년 국채금리가 25bp 오르면 우리나라의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이 3개월 뒤 3조원이 빠져나간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미국 기준금리인상으로 당장 3조원이 한국 시장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긴축 정책이 이어지면 신흥국 경기도 직격탄을 맞으면서, 우리나라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경우 이런 부작용은 더 커질 수 있다. 정부도 바싹 긴장하고 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15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최고 수준의 긴장감과 경계감을 유지해야 한다"며 "필요하면 단호하고 신속한 시장안정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나친 우려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주열 총재는 자본 유출 우려와 관련, "현 단계로서는 급격한 대규모 자본 유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며 "전반적인 대외건전성이 양호하기 때문에 당장 급격한 유출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수출 전망에 대해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가 이전보다 확대했다"며 "또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자원수출국 경제 여건이 호전되는 점 등은 전반적으로 우리의 수출 여건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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