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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대책 미룬 실손보험...보장만 계속 줄인다

  • 2016.12.20(화) 11:32

보장 줄고 복잡해져…특약 등 잘 따져봐야
근본 해결책 '비급여 표준화' 여전히 먼 길

정부가 20일 의욕적으로 내놓은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안은 그동안 실손보험의 고질적인 문제로 제기돼 왔던 과잉진료와 불합리한 보험료 인상을 어느 정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기존 가입자에겐 해당 사항이 없다는 점이다. 기존 가입자들이 혜택을 받으려면 새로운 상품으로 갈아타야 하지만, 3200만 건에 이르는 기존 가입자가 얼마나 신상품으로 전환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새로운 실손보험 상품의 경우 보험료는 저렴하지만, 보장도 줄어드는 만큼 갈아탈 유인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잉 진료와 이로 인한 보험료 인상을 유발하는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 항목의 표준화 작업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표준화가 더뎌지면 큰 흐름의 보험료 인상을 막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실손보험 상품 구조만 더 복잡해지고 근본적인 원인은 해결하지 못해 '용두사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도수 치료·MRI 등 보장 주는데, 갈아탈까?

내년 4월부터 실손보험에 처음 가입하는 소비자들은 복잡해진 상품 구조를 제대로 이해한 후 선택해야 한다.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증식 치료, 또 신데렐라 주사와 마늘 주사 등 비급여 주사, 비급여 MRI까지. 새 실손의료보험 상품은 그동안 보장하던 일부 진료 항목이 빠진 형태가 '기본형'으로 출시된다. 대신 보험료는 25%가량 저렴하다. 대신 이런 제외 항목은 '특약' 형태로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보험료와 보장항목 등을 깐깐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약의 경우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병원비가 더 많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이미 실손보험에 가입한 경우 내년 상반기 이후 이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을 전망이다. 보험료는 저렴하지만 보장 한도가 줄어드는 특징이 있으니 장단점을 꼼꼼하게 따질 필요가 있다. 과잉 진료의 목적이 아닌 치료가 필요해 도수치료를 받는 소비자의 경우 기존 상품이 오히려 더 유리할 수 있다.

▲ 자료=금융위원회

이런 이유로 기존 가입자들의 신상품 전환이 더딜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환 과정이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보장 항목이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바꿀 유인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손주형 금융위 보험과장은 "매년 해지 등을 통해 실손보험에 신규 가입하는 수요가 300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새로운 수요가 계속 생기기 때문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비급여 6만8000개…고작 100개씩 표준화?


과잉진료를 유발하고 그에 따른 불합리한 보험료 인상을 부르는 '비급여 진료 항목'의 표준화 작업이 더딜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는 일단 사회적 필요가 큰 비급여 항목부터 단계적으로 표준화한다는 견해다. 올해 100항목, 내년 100항목 등 순차적으로 코드와 명칭, 행위정의 등을 표준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비급여 진료비용을 조사해 공개하는 항목도 확대할 방침이다.

▲ 정은보(맨 오른쪽)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방문규 (오른쪽 두 번째) 보건복지부 차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복지부·금융위 공동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대상 기관도 늘린다. 현재 종합병원 이상급 887곳과 150병상 이상 병원 2041곳이 비급여 진료비용을 공개하고 있는데, 내년 4월부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모두 공개하도록 한다. 나머지 30병상 미만의 '의원급'의 경우 적용을 검토 중이다.

이는 기존에 비해서는 어느 정도 진척이 된 수준이지만,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감사원에 따르면 비급여 진료 항목은 지난해 기준으로 1만 6680개에 달하는데, 매년 100개씩 표준화하는 것은 너무 미미한 게 아니냐는 지적부터 나온다. 또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 대상에서 평상시에 자주 이용할 가능성이 큰 '의원급'을 제외한 것 역시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여전히 마음만 먹으면 '의료 쇼핑'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손 과장은 "보건복지부가 굉장히 많이 협조해주긴 했지만, 표준화 개수를 늘리는 속도를 체감하기에는 느릴 수는 있다"며 "비급여는 의료기관의 자율이라 하나의 코드로 통일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려워 단계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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