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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외풍 시달리는 기업은행...은행장 선임 '외통수'

  • 2016.12.21(수) 11:40

[병신년 1년, 변화무쌍 은행 지배구조]⑤
차기 은행장 유력 후보 모두 정치적인 외풍 논란
선임 과정도 난관...당분간 혼란 국면 불가피할듯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러다 보니 정부의 입김은 일상화돼 있다. 관료 출신을 비롯해 외부 낙하산이 은행장을 꿰차는 경우도 많아, 내부 출신이 은행장을 맡으면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가 강하다.

하지만 요즘엔 상황이 좀 복잡하다. 차기 은행장 주요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이 모두 내부 출신인데도, 오히려 정치적인 외풍 논란이 더 거세다. 특히 '최순실 게이트'가 한창인 상황에서 현 정부 실세 인사와 유력 친박계 국회의원이 동시에 개입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전투구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에 있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확실한 컨트롤타워가 없다 보니 서로 다른 외풍이 부딪히면서 잡음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 와중에 기업은행장을 추천해야 할 위치에 있는 금융위도 제대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주요 은행장 후보들 모두 청탁 논란


금융위원회는 일단 기업은행장 선임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권선주 현 행장의 임기 종료일인 27일 전까지는 차기 은행장 후보 추천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력 후보로는 김도진 부행장과 김규태 전 전무가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내부 출신인데도, 오히려 청탁 논란이 더 거세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최근 현 정부 금융권 실세로 꼽혔던 정찬우 이사장이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입김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김도진 부행장이 지난달 14일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회동한 정황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외협력 업무를 담당한 적이 있는 김 부행장은 정관계 네트워크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북 의성 출신으로 현 정권과 코드도 맞는다.

김 전 전무 역시 친박계 핵심으로 꼽히는 한 국회의원이 추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2014년 현직을 떠난 김 전무가 유력 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외풍에 따른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사실 기업은행 내부에선 박춘홍 전무이사가 일순위 은행장 후보로 꼽혔다. 현재 서열 2위인 수석부행장인데다, 영업통으로서 내부 평판도 좋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내부에선 박 전무가 배경에서 밀린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 은행장 선임 넘어야 할 난관 많아

금융위가 기업은행장 선임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실제 은행장 선임까지는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

우선 정치적인 외풍 논란을 넘어서야 한다. 특히 '최순실 게이트'가 한창인 상황에서 이와 무관치 않은 현 정부 금융권 실세와 친박계 핵심 국회의원의 인사 개입설은 금융위로선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선임을 강행할 경우 자칫 금융위가 유탄을 맞을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권선주 현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금융위가 설령 후보군을 추천하더라도 실제 임명 절차가 이뤄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함께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직무를 대행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권한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많기 때문이다.

만약 새로운 행장을 선임하지 못하면 기업은행도 은행장 대행 체제로 들어가게 된다. 은행장 대행은 박춘홍 전무가 맡게 된다. 문제는 박 전무의 임기도 내년 1월 20일이면 끝난다는 점이다. 전무마저 공석일 경우 등기이사가 행장 직무를 대행해야 하지만, 현재 등기이사는 권선주 행장과 박춘홍 전무 둘 뿐이다.

중소기업은행법상 등기이사 공백 시 직무 대행에 대한 규정은 없다. 경우에 따라선 리더십 공백 상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부행장 중에서 일시 이사를 선임하고, 법원에 이사 등록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권선주 기업은행장

◇ 이래저래 당분간 혼란 불가피


이래저래 기업은행은 당분간 혼란 국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존에 거론되고 있는 유력 후보 중에서 은행장이 선임되면 정치적인 외풍 논란이 거셀 수밖에 없고, 대행 체제로 전환될 경우 당분간 리더십 공백과 함께 주요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당장 내년 1월 둘째 주로 예정된 정기 임직원 인사도 불확실해졌다. 내년 1월이면 박춘홍 전무와 김도진 경영전략그룹 부행장, 김성미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시석중 마케팅그룹 부행장의 임기가 끝난다. 계열사 인사엔 이미 문제가 생기고 있다. 안홍열 IBK자산운용 대표의 임기가 지난 10월, 유석하 IBK캐피탈 대표와 김정민 IBK신용정보 대표의 임기는 이달 끝났지만, 아직 후임 선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 연임이 그나마 혼란을 최소화할 수 카드로 꼽힌다. 다만 권 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내년 조기대선과 함께 정권이 바뀔 경우 기업은행은 또다시 이런저런 외풍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시리즈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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