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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카드다모아'...너무 친절한 당국씨

  • 2016.12.26(월) 10:19

[인사이드 스토리]기존 서비스와 차별화 관건
스타트업 등 민간 영역 경쟁 침해한다 지적도

100만명. 지난 1년간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에 방문한 고객 수입니다. 이 사이트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 의욕적으로 출범한 보험 상품 비교 서비스입니다. 소비자들이 국내에 어떤 보험 상품이 있고, 가격은 얼마인지 알기 어려웠는데, 이 서비스를 통해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그동안 보험 상품은 설계사를 통한 판매가 절대적이었는데, 보험다모아가 나온 뒤 이런 판매 채널에 변화가 감지됩니다. 보험료가 15% 이상 저렴한 온라인 전용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1개였는데, 이제 9개사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올 상반기 온라인 자동차보험의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늘었습니다.

 

 


보험다모아가 어느 정도 안착하자 최근 민간 영역에서 이 서비스를 '본 따(?)' 유사한 사이트를 열기도 해 주목받았습니다. 동부화재의 자회사인 동부금융서비스가 만든 '보험다여기'입니다. 이름까지 비슷하게 지은 걸 보니, 보험다모아 서비스에 영감을 받은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보험다여기는 복잡한 개인정보를 입력할 필요 없이 성별과 생년월일 등 최소 정보만 입력하면 모든 보험사의 상품과 보험료 정보를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정부가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내놓고, 민간 영역까지 확대하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듯합니다.

보험다모아는 내년 7월이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합니다.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는데요. 예를 들어 네이버 검색창에 '자동차보험'이라고 클릭하면 보험다모아에서 볼 수 있는 자동차보험 가격 비교 창이 곧바로 나타나는 겁니다. 지금은 온갖 광고 사이트가 나오는데, 이 서비스가 시작되면 소비자 입장에선 아주 편할 것으로 보입니다.

 
 
▲ 동부금융서비스 보험다여기 홈페이지 화면.

여기에 고무된 탓일까요, 금융당국은 내년 1월 중순쯤부터 카드상품통합조회시스템인 '카드다모아'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카드다모아는 이름 그대로 보험다모아와 비슷한 서비스인데요. 카드사들의 주력 상품을 이 사이트에 올려놓고 소비자들이 상품의 특징과 혜택 등을 알 수 있게 한다는 계획입니다. 각 카드사는 주력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3개씩 이 사이트에 올려놓는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카드 종류는 1만 7000종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를 전부 비교하기보다는 '알짜' 상품만 보고 간편하게 선택하도록 하는 게 특징입니다. 그러나 카드다모아는 보험다모아와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이미 민간에 비슷한 서비스가 있다는 점입니다. '카드고릴라'나 '뱅크샐러드' 등인데요. 신용카드의 특성을 잘 아는 '고수'들은 이미 이런 사이트를 통해 혜택을 비교하면서 활용하기도 합니다. 

 

▲ 금융상품 비교 민간 업체 '뱅크샐러드' 홈페이지.

이런 이유로 일각에선 우려를 제기하기도 합니다. 카드고릴라나 뱅크샐러드 등은 스타트업 업체인데요. 수많은 카드 중 소비자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이른바 '핀테크' 산업에 뛰어들었는데, 금융당국이 오히려 이런 시장을 잠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핀테크 산업 스타트업들이 시장에서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본연의 역할 아니냐"며 "이미 있는 시장에 뛰어드는 모양새가 좋지만은 않다"고 얘기합니다. 게다가 카드다모아에 대해선 기존 카드 포털과 차별성이 없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카드사들이 스스로 제시하는 몇 개의 상품 정보만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전망이 벌써 나옵니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선 금융당국이 내놓은 서비스가 '공신력' 면에서는 월등히 앞설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이익을 추구하려고 이런 서비스를 내놓는 게 아니라, 오로지 소비자 편의를 위해서 추진하는 일이라는 점은 사실이기도 합니다. 믿고 사용할 수 있는 겁니다.

다만 의도가 순수하다고 결과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민간 업체들이 경쟁을 통해서 더 나은 서비스를 내놓는 시장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당국이 자칫 이를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 있습니다. 소비자를 위해 민간이 소화하지 못하는 영역이 무엇인지 더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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